[ 아시아경제 ] 종영한 지 2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인기가 식지 않고 있는 미국 드라마 '섹스앤더시티'의 촬영지인 뉴욕의 한 아파트 건물에 철문이 설치된다. 주인공 캐리 흉내를 내기 위해 이 아파트에 찾아와 계단에 앉고 사진을 찍는 등 관광객들의 민폐 행동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뉴욕 맨해튼의 웨스트빌리지에 위치한 이 아파트 건물의 계단에 철문이 설치된다고 보도했다. 뉴욕을 상징하는 주택 양식 '브라운스톤'으로 지어진 이 아파트는 세라 제시카 파커가 맡은 드라마의 주인공 캐리 브래드쇼의 집으로 촬영된 곳이다.
1998년부터 2004년까지 미국 HBO 채널에서 방영한 이 드라마는 뉴욕에 사는 여성 4명의 일과 사랑, 우정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물이다. 이 드라마는 시즌 6까지 롱런했는데, 드라마 장면 가운데 캐리가 아파트 계단에 앉아 친구들과 대화하는 등 이 아파트의 건물과 계단이 적지 않게 등장했다.
이 때문에 캐리처럼 계단에 앉거나 사진을 찍기 위해 이 아파트를 찾아오는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시리즈가 종영한 지 2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아파트 소유주는 이 계단에 '출입 금지' 표식을 설치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여전히 관광객들은 시도 때도 없이 이곳을 찾아오고 늦은 밤에도 플래시를 터뜨리면서 사진을 찍거나 동영상을 촬영하는 등 주민들의 사생활을 침해하고 있다
결국 참다못한 아파트 소유주는 뉴욕시에 이 아파트 계단에 철문을 설치하겠다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1866년에 건축된 이 아파트는 맨해튼의 역사 유적지구에 자리 잡고 있어 새로운 시설물을 설치하려면 먼저 뉴욕시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14일 뉴욕시는 건물 보호를 위해 철문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아파트 소유주의 신청을 승인했다.
아파트 소유주는 NYT에 "도로에서는 마음대로 사진을 찍어도 괜찮다"라며 "하지만 아파트에 올라오거나 창문을 들여다보는 등 개인 공간을 침범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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