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중국이 공격용 무인기(드론)를 대량 탑재할 수 있는 일명 '드론 항공모함'을 공식 출범시키면서 대만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중국은 드론 항모를 통해 유사시 대규모 드론 편대를 출격시켜 제공권을 장악, 대만 본토를 고립시키는 '아나콘다 전략(Anaconda strategy)'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대만은 여기에 대항해 첨단 드론으로 중국군의 대만해협 침공을 저지하는 '지옥도(hellscape)' 전략을 구상 중이다. 드론 자체 성능은 기술적 우위를 차지한 미국이 더 뛰어나지만, 물량면에서 압도적인 중국 드론에 대응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인민해방군의 055형 구축함인 난창함의 츠젠쥔 함장은 중국중앙TV(CCTV) 인터뷰에서 "전장에서 드론과 공격 로봇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며 "새로 건조된 076형 및 기존 075형 강습상륙함 등도 모두 관련돼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진수된 076형 강습상륙함이 드론 항모로서 역할을 할 것임을 공식 인정한 셈이다.
일반적으로 강습상륙함은 각국의 주력 항공모함보다는 작은 크기로 헬리콥터나 정찰기, 소형 항공기 등을 이·착륙할 수 있는 비행갑판을 갖추고 있어 흔히 경항모라고 불린다. 중국군은 이 강습상륙함에 각종 드론, 스텔스 무인전투기, 정찰 수행이 가능한 전투로봇들을 대량 탑재하고 있다.
특히 함정에 대규모 드론을 배치하는 주된 이유는 대만해협에서의 분쟁을 준비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076형 강습상륙함이 대만해협에서 발생하는 모든 분쟁에서 중국군의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며 "작전 영역과 공격 강도, 상륙 속도를 모두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대만해협 유사시 대규모 드론을 한꺼번에 전선지역으로 이동시켜 제공권을 장악하고 대만 본토를 완전히 포위, 고사시키는 아나콘다 전략을 구상 중이다.
아나콘다 전략이란 미국 남북전쟁 때 처음 공식적인 용어가 만들어진 것으로 적군과 직접 교전하지 않고 적군 영토의 육·해상 접경지역 전체를 봉쇄해 물류이동을 마비시켜 고사시키는 것을 말한다. 거대한 뱀인 아나콘다가 먹이를 둘둘말아 질식사시키는 사냥방식과 유사해 아나콘다 전략이란 이름이 붙었다.
미국과 대만은 중국의 대만해협 공격에 대비해 대규모 드론으로 대만해협을 건너려는 중국 군함들을 압도하는 지옥도 전략을 계획 중이다. 수천 대의 공중 드론과 무인 수상함·잠수함을 동원해 지옥 풍경이 그려질 정도로 가혹하게 대응하는 1차 방어선을 구축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에따라 지난해 10월부터 미국 정부는 대만에 군사용 드론 1000기 이상을 2년에 걸쳐 인도하기로 약조했다. 하지만 중국 드론과 대적하려면 최소 수천대 이상의 드론이 필요해 1000기로는 턱없이 부족할 것이라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중국이 전세계 드론 생산시장의 75%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생산량이 압도적이고 보유 중인 드론의 양도 막대해 유사시 미국과 대만이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해까지 중국 민항국에 등록된 민간용 드론의 숫자는 187만5000대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에 등록된 79만대 대비 2배가 넘는다. CNN은 중국이 보유한 군용 드론이 최소 수백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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