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친(親) 가상화폐 대통령이 되겠다'라고 공약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측이 취임을 앞두고 자체 밈 코인을 출시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7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 엑스(X·옛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우리가 지지하는 모든 것 '승리'를 축하할 때"라면서 "매우 특별한 트럼프 커뮤니티에 참여하고 '$TRUMP'를 획득하라"라고 알렸다. 해당 코인의 홈페이지 첫 화면에는 '유일한 공식 트럼프 밈'이라는 문구가 걸렸다.
트럼프 인수위 측은 이에 대해 별도의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그의 차남 에릭 트럼프가 다음날 온라인 게시물을 통해 해당 코인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디지털 밈"이라고 말했으며, 트럼프 당선인의 엑스 계정도 이를 재게시(리트윗)했다.
코인마켓캡을 보면 한국시간 19일 오후 4시32분 기준 이 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230% 오른 45.9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은 91억8000만 달러(약 13조4000억원)로 전체 가상화폐 가운데 19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앞서 미국 매체 폭스비즈니스는 출시 당시 겨우 몇 센트에 지나지 않았던 트럼프 밈 코인 가격이 33.87달러로 오를 때까지 상승률이 이미 1만8000%였다고 보도했다.
밈 코인은 내재적 효용 없이 패러디나 농담 등에 기반해 만들어지는 투기적 성격의 가상화폐를 뜻한다. 트럼프 밈 코인의 홈페이지를 보면 코인 유통량의 80%는 차남 에릭이 수석 부회장을 맡은 '트럼프 그룹(Trump Organization)'의 계열사 2곳(파이트파이트파이트 및 CIC 디지털)이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해당 코인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이익 발생이 상당 부분 트럼프 그룹에 귀속되기 때문에 이해 충돌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에 영향을 미치고 싶어 하는 외국 정부나 기업이 트럼프 당선인의 환심을 사기 위해 해당 코인을 살 가능성을 거론했다. 크라켄 등 일부 가상화폐 거래소는 이미 해당 코인 거래를 지원하고 나섰고, 가상화폐에 신규 투자자들이 유입될 가능성에 기대를 거는 목소리도 있다. 트럼프 밈 코인이 솔라나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발행되면서 가상화폐 솔라나 가격 또한 덩달아 급등했다.
가상화폐 업계는 트럼프 당선인이 규제 완화 등 우호적인 정책을 펼 것으로 기대 중이다. 미국의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가상화폐 업체들이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에 쓴 돈은 1000만달러(약 146억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최신순
추천순
답글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