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오는 20일(현지시간)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두 번째 취임식에 국내에서도 정·재계·종교계 인사들이 잇따라 참석 소식을 전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은 취임식에 갔어도 트럼프 당선인을 만나지는 못할 가능성이 크다.
공식적인 대통령 취임식에는 오직 1400석만 마련돼 있다. 대부분의 참석자는 공식 대통령 취임식 행사장이 아닌 미 의회가 발행한 22만장의 일반 입장권으로 마련한 자리에 앉게 된다.
일반 입장권석은 행사 무대에서 100m 이상 떨어진 곳에 마련된 자리로 주로 상·하원 의원들이 친한 지인들에게 티켓을 나눠준다. 또 입석 티켓은 미리 신청한 지역구 주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기도 한다. 취임식 티켓은 심지어 중고 거래를 통해서도 구매할 수 있는데 현재 이베이에서 100~5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또 티켓이 없더라도 의사당 서쪽에 있는 내셔널몰 잔디에서 누구나 취임식을 볼 수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에 우리 정부를 대표해 참석하는 인사로는 조현동 주미대사가 유일하다. 지금까지 트럼프 취임식에 참석한다고 알린 국내 인사 가운데 초청 주체를 명확히 밝힌 경우는 트럼프 장남 초청을 받아 취임식에 참석하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테드 크루즈 미 상원의원 초청으로 참석하는 조정훈·김대식 국민의힘 의원 등이다. 이 밖에도 취임식에 참석하는 정계 인사로는 홍준표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유정복 인천시장,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이 있다. 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의원 7명으로 구성된 방미단도 취임식 참석차 미국으로 출국했다. 국민의힘에서는 나경원·강민국·조정훈·김대식 의원이 당 차원의 방미 외교단을 꾸려 미국으로 떠났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은 개별적으로 취임식에 참석하고자 지난 17일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한편 이번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은 4년 전 코로나19와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불복으로 축소됐던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과 달리 더 전통적인 모습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의회 합동취임식준비위원회(JCCIC)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 취임식은 이·취임하는 대통령의 담화와 취임식장 이동, 취임 선서, 취임사, 이임 대통령 배웅, 새 대통령의 서명식, 오찬, 군대 사열, 행진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취임 선서는 연방의회 의사당 서쪽 마당에 마련된 연단에서 진행한다. 이때 연단 주변에는 대통령·부통령 당선인들과 가족,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 상·하원 의원, 연방대법관, 전직 대통령 등 1400명의 VIP가 앉는다. 취임사를 마친 뒤에는 퇴임하는 대통령 부부를 배웅하는 게 관례며, 이후 당선인은 연방의회 의사당에 마련된 '대통령의 방(President's Room)'에서 취임 후 첫 공식 행동을 한다.
서명식 이후에는 의사당에서 취임 오찬이 있고, 이어 오찬 후 축하 행진과 무도회를 진행한다. 무도회 등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준비위원회가 주관하는 행사의 참석 대상은 준비위원회가 별도로 선정한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당선인 취임준비위가 준비위에 100만달러(약 14억6000만원)를 기부하거나 200만달러(약 29억2000만원)를 모금한 사람에게 6개 행사에 참석할 수 있는 VIP 티켓을 행사당 6장씩 주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는 취임 선서와 19일 트럼프 당선인 부부와의 '촛불 만찬', 18일 밴스 부통령 당선인 부부와의 만찬 등이 포함된다. 하지만 이 티켓 수요가 엄청난 탓에 조기 매진돼 일부 후원자는 100만달러를 내고도 티켓을 받지 못했다고 NYT는 전했다. 국내에서는 현대차그룹이 100만달러를 기부했다고 전해졌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