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퇴임을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게 손편지를 남길지 관심이 쏠린다. 19일 연합뉴스는 "미국에서는 퇴임하는 대통령이 당적을 초월해 후임 대통령에게 손편지를 써주는 전통이 있다"면서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편지는 4년 전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을 떠나면서 남긴 편지에 대한 답장 격이 될 수 있어 어떤 내용이 담길지 주목받고 있다.
20일(현지시간) 퇴임하는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5일 대국민 고별연설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를 겨냥해 "오늘 미국에는 지나친 부와 권력, 영향력을 가진 과두제가 형성되고 있으며 이는 우리 민주주의 전체, 우리의 기본적인 권리와 자유, 모두가 성공할 수 있는 공정한 기회를 위협하고 있다"고 우려를 드러낸 바 있다. 다만 손편지에서는 우려보다 당부의 말이 담길 수도 있다.
지난 2021년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매우 관대한 편지를 남겼다"고 밝혔다. 이듬해 발간된 감독 겸 작가 크리스 위플의 저서 '그의 인생에서의 싸움: 조 바이든의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편지는 매우 품격 있고 관대했다. 충격적일 정도로 관대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저널리스트 밥 우드워드의 저서 '위험'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서랍에서 편지를 발견한 뒤 이를 측근들에게 보여주지 않고 자신의 주머니에 넣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당시 미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떠나며 편지를 남긴 것을 의외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으면서 지지자들이 의회 의사당에 난입하는 등 '1·6 폭동 사태'가 벌어진 뒤 정치적인 혼란이 계속되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지난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취임할 때도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편지를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흰색 편지 한 통을 꺼내 보이며 "오바마가 남긴 아름다운 편지"라고 말했으나,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이후 CNN에 의해 공개된 바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에 대해 "이는 성공에 대한 청사진이 없는 독특한 직"이라면서 자신의 재임 경험을 토대로 한 4가지 조언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편지에서 "매일 벌어지는 정치적 밀고 당기기와 관계없이 민주주의 제도를 굳건히 지키는 것은 우리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단지 이 직을 잠시 거쳐 가는 사람들"이라며 "이러한 사실이 우리로 하여금 우리의 선조들이 피 흘려 싸워 지킨 법의 지배와 권력 분립, 평등권과 인권 등과 같은 민주적 제도와 전통의 수호자가 되도록 해준다"고 조언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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