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침팬지 무리에서 하품처럼 오줌 싸기도 전염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일본 교토대 연구진들이 침팬지들이 주변의 다른 침팬지가 소변을 보는 것을 보면 따라서 소변을 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연구진은 일본 구마모토 보호구역의 침팬지들이 거의 동시에 소변을 본다는 점에 주목해 이 행동이 전염성 하품과 비슷한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조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선 연구에 따르면, 피그미침팬지의 경우 한 침팬지가 하품하면 관계에 상관없이 1분 안에 다른 침팬지도 하품을 따라 하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사람 역시 친한 사람이 하품하면 90%가 따라 한다는 연구도 있다.
연구진이 침팬지 20마리의 배뇨 행동을 600시간 이상 관찰하고 분석한 결과, 침팬지들의 배뇨는 예상보다 훨씬 더 동기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변을 본 침팬지와의 물리적 거리가 가까울수록 배뇨를 따라 할 가능성도 증가했다.
무리 내 서열도 배뇨에 영향을 미쳤다. 사회적 지위가 낮은 침팬지일수록 다른 침팬지의 배뇨를 모방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연구진은 "침팬지 집단에서 배뇨 행동이 위계에 영향을 받아 아래로 흘러내리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를 '전염성 배뇨'라고 명명했다. 다만 하품처럼 사회적으로 더 친밀한 개체 사이에서 전염성이 두드러지지는 않았다. 연구를 이끈 오니시 에나 박사는 "처음엔 하품처럼 사회적 친밀도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예상했지만 이에 대한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며 "대신 사회적 계급의 명확한 영향을 관찰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염성 배뇨의 특정 기능과 메커니즘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며 "이러한 현상이 다른 종에서도 일어나는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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