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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여행 첫날 ‘스마트폰 압수’하는 호텔…오히려 인기 “올해의 트렌드”
    김소라 기자
    입력 2025.01.26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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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중에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사람. 자료 : 아이클릭아트
여행 중에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사람. 자료 : 아이클릭아트

모처럼 떠난 여행에서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여행 내내 사진을 찍어 소셜미디어(SNS)에 올리는 데에 매달리거나, 주식 앱을 켜놓고 차트를 따라가느라 여행을 즐기지 못하는 사람들이 적잖다.

이처럼 여행을 떠나서도 ‘스마트폰 중독’ 증세를 보이는 이들을 겨냥한 ‘디지털 디톡스 여행’이 주목받고 있다. 여행 일정 동안 스마트폰을 거둬들이거나 공용 공간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여행 상품 및 숙소 등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여행객 25%, 휴가 기간 스마트폰 사용 줄여”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세계적인 호텔 체인 힐튼은 최근 ‘2025 힐튼 트렌드 보고서’를 통해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와 인터넷 사용을 멈추는 ‘디지털 디톡스’가 여행의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힐튼이 올해 여행을 계획하는 전세계 성인 1만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24%는 휴가 중 SNS 사용을 줄인다고 답했다. 또 약 4분의 1은 휴가 기간 중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기기 사용을 제한한다고 답했다.

보고서는 “사람들은 스마트 기술을 통해 원활하게 여행할 수 있지만, 휴가 기간 동안 스마트 기기에서 잠깐이나마 벗어나 휴식을 취하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한국관광공사 역시 올해 관광산업의 핵심 트렌드 중 하나로 ‘웰니스 치유 여행 개인 맞춤화’를 제시하며, 여성 건강 프로그램이나 디지털 디톡스 등 개인의 건강 및 웰빙 수요를 겨냥한 맞춤형 관광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탈리아 서부 휴양지인 사르데냐 섬에 위치한 ‘로그아웃 리브 나우’라는 이름의 여행사가 운영하는 ‘제로 테크놀로지’ 여행 상품. 여행객들은 스마트폰 등 모든 전자기기를 여행사 측에 제출하고 여행 기간 동안 요가와 트레킹, 카약 등 활동을 즐긴다. 자료 : 로그아웃 리브 나우 홈페이지
이탈리아 서부 휴양지인 사르데냐 섬에 위치한 ‘로그아웃 리브 나우’라는 이름의 여행사가 운영하는 ‘제로 테크놀로지’ 여행 상품. 여행객들은 스마트폰 등 모든 전자기기를 여행사 측에 제출하고 여행 기간 동안 요가와 트레킹, 카약 등 활동을 즐긴다. 자료 : 로그아웃 리브 나우 홈페이지

스마트폰 압수하는 여행 상품·리조트 인기이같은 수요에 발맞춰 해외 여행업계에서도 여행객들에게 ‘디지털 디톡스’의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NYT에 따르면 이탈리아 서부 휴양지인 사르데냐 섬에 위치한 ‘로그아웃 리브 나우’라는 이름의 여행사는 ‘제로 테크놀로지’라는 슬로건을 내건 여행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여행사는 여행객들에게 하루에서 길게는 4일 동안 스마트폰 없이 사르데냐 섬의 자연과 레저 활동을 즐기도록 하고 있다. 일정 첫날 여행객들에게서 스마트폰과 PC, 카메라 등 모든 전자기기를 거둬들여 금고에 보관하고, 여행객들은 전화 통화는 물론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것 조차 할 수 없다.

대신 여행객들은 지중해의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며 스노클링과 트래킹, 카약 등 레저 활동, 요가와 명상, 요리 수업, 돌고래 관찰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로그아웃 리브 나우’ 측은 “디지털 기기에서 벗어나 온전한 휴식을 취하고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좋은 습관을 기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각국의 호텔과 리조트 등이 투숙객들의 ‘디지털 디톡스’를 돕기도 한다. 맥시코의 ‘란초 라 푸에르타 리조트’와 미국의 ‘미라발 리조트’는 리조트 내 곳곳에 ‘스마트폰 프리 존’을 마련해 투숙객의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멕시코의 한 고급 리조트 체인은 투숙객이 스마트폰 등을 금고에 넣어 보관하고 객실의 TV를 없애는 등의 ‘디지털 디톡스 컨시어지’ 서비스를 운영하는가 하면, 투숙객들이 ‘디지털 디톡스’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디지털 기기 없이 얼마나 시간을 보냈는지를 표시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디지털 기기와 와이파이로부터 고립된 오두막 숙소도 인기를 끌고 있다. 영국 런던 인근 한 호숫가에 위치한 오두막 숙소는 와이파이가 차단된 채 투숙객들이 스마트폰을 금고 안에 넣도록 하고 있다. 미국과 호주, 뉴질랜드 등에도 이같은 오두막 숙소가 운영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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