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챗 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스마트폰을 대체할 생성 인공지능(AI) 전용 단말기 개발을 추진한다. 2007년 애플 아이폰 등장 이후 약 20년 만에 디지털 기기 혁신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올트먼 CEO가 지난달 27일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올트먼 CEO는 그간 공개한 적 없던 AI 단말기 개발 소식을 전하며 "제휴를 통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폰, 아이팟 등 애플 간판 제품을 디자인한 천재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가 설립한 스타트업 ‘러브프롬’과 협력할 예정으로, 시제품 공개까지는 몇 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브는 지난해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올트먼 CEO와 AI 하드웨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올트먼 CEO는 "AI는 컴퓨터와의 접촉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때문에 새로운 단말기가 필요하다"며 "음성(조작)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이 스마트폰을 손가락으로 터치하는 방식으로 컴퓨터 시대의 유저 인터페이스(UI)를 혁신한 것처럼 음성조작으로 AI에 최적화된 사용자환경(UI)을 구현하겠다는 설명이다.

닛케이는 구글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양대 전략으로 인터넷 시대에 패권을 잡은 것처럼 AI 단말을 통해 AI 시대를 이끌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생성 AI를 위한 반도체 개발에 대해 올트먼 CEO는 "자사에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 언급은 피했지만 데이터센터에도 자체 설계 반도체를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최근 중국의 딥시크가 오픈AI의 ‘o1’에 필적하는 성능의 AI를 더 저렴한 값에 개발했다고 주장하며 전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켰다. 올트먼 CEO는 딥시크에 대해 "분명히 좋은 (AI) 모델"이라면서도 "새로운 것이 아니다. 오픈AI에는 이 수준의 모델이 이전부터 있었고, 앞으로도 더 좋은 모델을 계속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AI 개발 실력에 대해선 "미국을 상당히 따라잡고 있다"고 평가했지만 "권위주의 국가들이 체제 강화를 위해 AI를 악용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오픈AI는 지난달 오라클, 소프트뱅크 그룹과 5000억달러(약 730조원)를 투자해 AI 인프라 합작회사 ‘스타게이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올트먼 CEO는 "스타게이트는 AI 인프라를 상류에서 하류까지 널리 다루는 거대 사업"이라며 "반도체를 포함한 모든 수준에서 협업할 수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과 달리 규제 완화를 통해 AI 투자를 촉진하고 있다. 올트먼 CEO는 트럼프 행정부의 AI 정책을 지지하는 이유에 대해 "미국의 AI 개발 주도는 세계 전체의 이익이 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인프라 건설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규제 완화로 인한 AI 안전성 우려에는 개발 절차의 안전성 등을 감시하는 국제기구를 만드는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을 예시로 들며 "중요 기술에는 기존에도 국제적 틀이 있었고 AI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논의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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