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미국 최대 전기차(EV) 시장인 캘리포니아에서 작년 테슬라의 EV 신차 판매량이 1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 지지하고 우파적 성향을 드러내면서 진보 성향의 캘리포니아주 내에서 민심을 잃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캘리포니아 신차딜러협회가 3일(현지시간) 발표한 2024년 EV 신차 통계에 따르면 테슬라 신차 등록 대수는 2023년 23만10대에서 2024년 20만3221대로 11.6% 감소했다. 이는 무공해 차량(ZEV)과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를 합친 기준으로, 전체 시장은 2024년 38만7368대로 전년 대비 1.2% 성장했다.
같은 기간 테슬라의 EV 시장 점유율도 2023년 60.1%에서 2024년 52.5%로 7.5%포인트 낮아졌다. 개별 모델별로는 인기 모델인 ‘모델Y’는 선방했지만, 신규 모델인 ‘모델3’의 경우 36%나 급락했다. 미래지향적 외관으로 비판과 호기심을 동시에 받았던 ‘사이버트럭’도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모델3의 조기 변경과 같은 일반적인 사업 요인도 영향을 미쳤지만, 머스크 CEO가 미국 대선에서 적극적인 정치적 입장을 보인 것이 캘리포니아에서의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로이터도 "머스크 CEO의 미국 대선 개입이 판매 감소를 더욱 악화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미국에서 가장 공격적인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펼치는 캘리포니아는 2023년 말 기준 미국 내 EV 차량 35%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테슬라 역시 이런 정책에 수혜를 입어 큰 폭의 성장을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소비자 대상 연방 세액 공제를 폐지할 경우, 테슬라가 캘리포니아의 전기차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머스크와 뉴섬 주지사는 정치적 신념을 두고도 대립해왔다. 머스크는 작년 7월 엑스(X·옛 트위터)와 스페이스엑스(스페이스X) 본사를 캘리포니아에서 텍사스로 이전한다는 방침을 공표했다. 이는 뉴섬 주지사가 교사가 학생의 성 정체성 변화에 대해 부모에게 알릴 의무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것에 대한 반발이었다.
한편, 한국 자동차 기업인 현대차는 캘리포니아 내 EV 신차 등록 대수가 2024년 2만2718대로 전년 대비 3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기아차는 1만3943대로 74.1% 늘었다. 시장점유율도 높아졌다. 현대차는 4.4%에서 5.9%로, 기아차는 2.1%에서 3.6%로 각각 1.5%포인트씩 늘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최신순
추천순
답글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