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중국 쓰촨성 네이장시에서 한 소년이 맨홀 뚜껑으로 폭죽을 던져 대규모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도로 파손과 차량 전복되며 막대한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3일 싱타오데일리 등 현지 매체는 지난달 30일 네이장시 지중현 중국 철도 주차장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에 대해 보도했다.
당시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초등학생쯤으로 추정되는 한 소년이 주차된 차량 사이를 지나가다 맨홀 뚜껑에 폭죽을 던진 후 도망가는 모습이 담겼다. 폭죽이 던져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땅에서 붉은 불꽃이 발생했고 이어 큰 폭발음과 함께 진흙이 수 미터 높이로 치솟았다. 폭발로 인해 지면에 큰 구멍이 생겼고, 주변에 주차된 차들이 공중으로 치솟았다. 고가의 외제 차 한 대는 뒤집힌 채 날아갔고 여러 차량의 창문이 파손됐으며 차체가 진흙과 파편으로 뒤덮였다.
해당 폭발 사고로 인해 링컨·렉서스·랜드로버·아우디 등 고가의 외제 차량을 포함해 최소 8대 차량이 피해를 보았다. 일부 언론은 이번 사고로 인한 피해액을 500만 위안(약 1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당시 사고 현장에 인근에 있던 한 여성은 "차에서 내린 지 몇 초 만에 폭발이 일어났다. 저 역시 거의 날아갈 뻔했다"며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몰라 무작정 달려 도망쳤다"고 증언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차량 수리비, 지하 하수도 및 도로 복구 비용 등 모두 소년의 보호자가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가운데, 일부 매체는 경찰에 연행된 소년의 어머니가 "만약 우리 아이의 책임이 100%라면 집을 팔아서라도 보상하겠지만 사고가 전부 아이의 책임이 아니라면 단 1위안도 낼 수 없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도 전했다. 소년의 어머니는 "사고 원인은 단순히 아이 때문만이 아니다"라며, "충격, 마찰, 햇빛 등의 요인도 폭발을 유발했을 수 있고, 폭발의 직접적인 원인은 하수도 내 가스였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파트 관리사무소, 안전 관리 부서, 하수도 관리 부서 등 총 9곳을 책임 기관으로 지목하며 공동 조사를 요구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하수구와 정화조, 오수처리시설 등에는 가연성 가스가 자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폭죽과 같은 불꽃이 접촉할 경우 대형 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맨홀이 장기간 밀폐되면 메탄가스가 축적되고 이것이 화염과 만나면 강력한 폭발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최근 중국에서는 설 연휴를 전후로 이와 비슷한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앞서 지난달 27일 충칭에서는 한 소녀가 하수구에 폭죽을 던져 폭발을 일으켰고, 지난달 21일에도 같은 지역에서 한 소년이 맨홀 뚜껑에 폭죽을 던져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와 같은 사고가 일어나는 원인으로는 중국의 주요 명절에 폭죽을 즐기는 문화를 꼽을 수 있다. 이에 중국 당국은 "폭죽을 사용할 때 반드시 이러한 장소를 피해야 한다"며, "특히 어린이들이 폭죽을 사용할 때는 반드시 보호자의 감독하에 진행해야 하며, 인화성 물질이 있는 장소에서는 절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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