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내외 비판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미국의 가자지구 장기 소유 및 개발 구상이 전방위적으로 환영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관대한 조치라며 대통령 발언 옹호에 나섰다.

5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가자 구상'에 대한 국제사회 반응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모두가 그것을 사랑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을 이주시킨 뒤 미국이 가자지구를 장기 소유하면서 개발하는 구상을 발표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과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을 옹호했다.

과테말라를 방문 중인 루비오 장관은 "그것은 매우 관대한 조치이자 제안"이라며 "불발탄과 잔해 때문에 현재는 사람들이 다시 돌아와도 안전하게 살 수 있는 곳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한 일은 사람들이 다시 와 살 수 있도록 미국이 개입해 잔해를 치우고 파괴된 것과 불발탄을 치우겠다는 미국의 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NYT는 루비오 장관이 가자지구의 재건 이후 돌아올 사람들이 팔레스타인 주민인지는 특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은 "대통령은 기꺼이 기존 틀 밖에서 생각하며, 다루기 어렵게 느껴져 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롭고 독특하고 역동적인 방법을 찾는다"며 "모든 옵션을 살펴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카롤리네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필요시 가자지구에 미군을 투입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선 "그것은 가자지구 지상에 군대를 투입한다는 것도, 미국의 세금을 쓰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며 "그것은 지구상 최고의 협상가인 트럼프 대통령이 역내 파트너들과 협상을 타결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 진화에 나선 것이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할 때는 아무것도 배제하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지렛대를 유지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며 그것이 지금 그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통령은 가자지구 재건 및 그곳에 있는 사람들의 임시 이주를 약속했다. 그곳은 철거 현장 같으며 수돗물도 없다"면서 "가자지구는 특정 집단이 아니라 모든 사람을 위한 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대한 사전 서면 계획이 있었는지를 묻는 말에 레빗 대변인은 "어젯밤 대통령이 발언해 세상에 알리면서 그 계획은 쓰인(written) 것"이라고 답했다.

왈츠 보좌관은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대해 "대담하고 신선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라고 밝혔다. 재건 이후 가자지구에 누가 살게 되느냐는 질문에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아마도 많은 사람"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대(對)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정책인 '두 국가 해법'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종료됐다고 언급하지 않았다면서 유효하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뿐 아니라 미국의 유럽 동맹국까지도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 구상에 대해 비판적이다. 이날 프랑스 외무부는 대변인 명의 성명을 내고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주민에 대한 강제 이주에 반대한다"며 "이는 국제법에 대한 심각한 위반이자 팔레스타인인들의 정당한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민주당에서도 "사실상 인종 청소"라는 비판이 나온다. 앨 그린 민주당 하원의원(텍사스)은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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