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미국의 반도체 설계 업체 암페어 컴퓨팅(암페어) 인수를 두고 가격 협상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5일(현지시간)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 소프트뱅크가 암페어의 인수가격은 부채를 포함해 약 65억달러 수준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이번 거래가 앞으로 수주 내로 발표될 수 있다면서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지연되거나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암페어는 인텔 임원 출신인 르네 제임스가 2017년 설립한 회사다.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 오라클이 지분 29%를 보유하고 있으며 서버 및 데이터센터용 중앙처리장치(CPU) 설계를 전문으로 한다.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이 기본적인 설계도를 만들면 이를 바탕으로 CPU를 설계하는 구조다. 이 CPU는 주로 오라클과 구글에서 사용한다. 오라클은 향후 투자 옵션을 행사해 암페어 경영권을 가져올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암페어는 인텔과 AMD보다 전략 효율이 높은 칩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대한 전력을 적게 잡아먹는 칩을 선보여 경쟁업체와 차별화를 시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암페어는 당초 기업공개(IPO)를 추진했다. 2022년 4월 반도체가 수요가 급증하던 시기에 암페어는 뉴욕 주식 시장에 IPO를 신청했으나 좌절됐다. IPO 실패 후 다음 단계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ARM이 인수를 제안한 것이다. ARM은 소프트뱅크가 90%의 지분을 들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2021년 암페어에 소수 지분 투자를 제안한 바 있는데 당시 암페어 기업 가치는 80억달러 정도로 평가받았다. 만약 소프트뱅크가 암페어 인수에 성공하면 반도체 핵심 설계 자산을 가진 ARM과 ARM 기술을 바탕으로 칩 제작을 하는 암페어까지 한 손에 넣게 되는 셈이다. 앞으로 AI와 관련된 칩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소프트뱅크가 AI의 추론과 전략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이번 인수를 추진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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