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모건스탠리를 비롯한 은행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제공한 대출 가운데 55억달러(약 7조9500억원)를 핌코와 시타델 등 투자자에게 매각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은행들은 30억달러를 매각할 계획이었으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실세로 부상한 일론 머스크에 대한 기대감에 투자 수요가 몰리자 엑스에 대한 대출 잔액 전부를 매각할 수 있었다.

머스크는 2022년 당시 트위터를 440억달러(약 63조원)에 인수하면서 모건스탠리 등 대형 투자은행들로부터 130억달러(약 18조8000억원)의 인수금융을 받았다.

통상 은행은 인수금융을 곧바로 시장에서 매각한다. 하지만 머스크에 인수된 엑스가 광고주 대거 이탈로 급격한 매출 감소에 빠졌고, 투자 심리까지 얼어붙으며 엑스 인수금융 매각에 실패했다. 이에 엑스 인수금융은 은행에 잠재적으로 거액의 손실이 우려되는 자산으로 남았다. 변동금리인 이 대출의 이자율은 11%로, 월가에서 가장 위험한 대출보다 높은 수준이다. 매우 위험한 대출자산이라는 뜻이다.

은행들은 이번에 55억달러 대출을 달러당 97센트에 매각했다. 이는 애초 예상보다 낮은 할인율이 적용된 것으로, 은행들은 엑스 인수금융 중 가장 큰 비중을 거의 손실 없이 처리한 것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앞서 은행들은 투자 수요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달 엑스에 대한 대출 10억달러를 먼저 매각한 바 있다. 이번에 대출을 매각한 은행들에 따르면 광고주들이 다시 엑스에 돌아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엑스는 투자자들에게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12억5000만달러, 매출은 27억달러를 기록했다고 알렸다. 이는 인수 직전 연도인 2021년 EBITDA 6억8200만달러, 매출 50억달러와 비교해 수익성이 개선된 실적이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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