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세계적 관광지로 꼽히는 그리스 산토리니섬에서 지진이 멈추지 않자 그리스 정부가 6일(현지시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그리스 시민보호부는 이날 산토리니섬에 대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 조치는 3월3일까지 유효하다.
산토리니섬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거의 매일 지진이 발생하고 있다. 전날 밤에는 이번 지진 활동 중 가장 강력한 규모 5.2의 지진이 기록됐다. 처음으로 규모 5.0을 넘는 지진이 발생해 산사태와 낙석 위험이 커지자 그리스 정부가 비상사태를 결정한 것이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도 규모 4.0 이상의 지진이 7차례 연속 발생하는 등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진 활동이 언제 끝날지 정확히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상황이 매우 이례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리스의 주요 지진 연구 기관인 아테네 지구역학연구소 소장 아타나시오스 가나스 박사는 공영방송 ERT와 인터뷰에서 "지진 강도는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아직 안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구소 부소장인 바실리스 카타스타티스 박사도 "현재 절반 정도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이후 산토리니섬, 아모르고스섬, 아나피섬, 이오스섬 인근 해역에서 6000건 이상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에 그리스 정부 대변인 파블로스 마리나키스는 "모든 국가 대응 시스템을 총동원해 어떤 상황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산토리니섬 주민 1만1000명 이상이 배와 비행기를 통해 섬을 떠난 것으로 집계됐다. 산토리니섬은 매년 34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세계적인 명소지만 현재는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긴 상태다.
그리스 정부는 대피를 돕기 위해 추가 배편과 항공편을 제공하고 있다. 전날에는 악천후로 페리 운항이 일시 중단되면서 대피가 지연되는 혼란이 발생했다. 다행히 이날부터 페리 운항이 재개됐다.
산토리니섬은 아프리카판과 유라시아판의 경계에 자리 잡고 있어 지진이 잦지만 이번처럼 지속적인 지진 활동은 매우 드문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지진은 1950년 마지막으로 분화한 화산 근처에서 발생했지만 전문가들은 "현재의 진동은 화산 활동과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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