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중국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의 대표적 인물로 꼽히는 루사예 전 주프랑스 대사가 유럽사무 특별대표에 임명됐다.
7일 중국 신화통신과 외신 보도 등에 따르면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우훙보 유럽사무 특별대표의 후임으로 루 전 대사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루 신임 특별대표는 유럽 관련 사무의 조정과 처리를 돕고 필요에 따라 유럽 각국 및 유럽연합(EU) 기관과의 협의·교류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궈 대변인은 "(루 신임 특별대표가) 유럽 상황을 잘 아는 경험 많은 외교관으로 유럽과의 소통과 조정을 지원하고 대화와 협력을 촉진해 중국-유럽 관계의 안정적이고 건강한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이 유럽과의 관계 관리 차원에서 전통적이고 보수적 스타일인 전임자 우훙보 대신 공격적인 수사로 유명한 루사예를 유럽사무 특별대표로 임명했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유럽에도 관세를 매기겠다고 위협하면서 중국과 유럽 관계가 변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중국이 유럽에 더 강경한 태도를 보일 의향이 있음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영국 더타임스의 베이징 특파원 출신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전기 '붉은 황제'를 쓴 마이클 셰리던은 "이는 신호 인사"라며 "EU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중국에 대한 입장을 누그러뜨리려 한다는 소문이 도는 가운데 시진핑은 완전히 신뢰하는 강경한 책임자를 파견한 것"이라고 말했다.
1964년생인 루사예는 2019년 7월부터 지난달까지 5년 넘게 주프랑스 대사로 일하면서 여러 차례 공격적인 언사로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그는 일례로 2022년 3월 프랑스 TF1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옛소련 지역 국가들은 그들의 주권 국가 지위를 구체화한 국제적 합의가 없었기에 국제법상 유효한 지위가 없다"라고 발언해 관련 국가를 포함해 국제적 논란을 불렀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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