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합법적인 대리모를 찾는다는 모집 공고에 속아 조지아에 건너간 태국 여성 100명이 중국 범죄 조직에 의해 감금된 채 난자를 적출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6일(현지시간) 방콕포스트, 더네이션 등 매체는 태국의 아동 및 여성을 위한 파베나 재단이 지난 3일 태국 정부에 긴급 호소문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 재단은 기자회견을 통해 최소 100명 이상의 태국 여성이 중국 범죄 조직이 운영하는 조지아 불법 인신매매 농장에 억류돼 난자를 적출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시설은 이른바 '난자(human egg) 농장'으로 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 측은 중국과 협력해 이 범죄 조직을 단속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재단은 피해자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본 구인 공고에 속아 조지아로 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해당 공고는 조지아의 불임 부부를 위한 대리모가 되면 40만밧(약 1700만원)~60만밧(약 2500만원)을 주겠다고 했다. 또 여권과 항공권, 호텔 및 기타 여행 경비 등도 모두 지원해 주겠다고 홍보했다. 공고 관리자는 "조지아에서 대리모 활동은 합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8월 해당 공고를 본 태국 여성 10명이 조지아로 향했다. 하지만 피해자들이 현지에 도착해 보니 실제 상황은 공고와 완전히 달랐다. 범죄 조직은 도착 당시 피해자들을 호텔에 3일간 투숙하게 했으며, 다양한 장소에 데려가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피해자들을 숙소로 데려가더니 이들의 여권을 빼앗았다. 범죄 조직은 네 채의 집을 관리하고 있었으며, 그곳에는 100명이 넘는 태국 여성들이 머무르고 있었다. 이곳에 있는 여성들은 매달 배란을 자극하는 주사를 맞고 난자를 채취당했다.
파베나 재단은 이 범죄 조직이 이러한 방식으로 채취한 난자를 불법으로 판매한 것으로 보고 있다. 더구나 일부 피해자들은 난자 채취 대가도 전혀 받지 못했다. 이로 인해 일부 피해자가 이곳을 떠나가겠다고 말하자 범죄 조직은 "여행비, 식비와 생활비 등 5만~7만밧(약 200~300만 원)을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대부분 피해 여성은 이 돈을 지불할 여유가 없어 계속 갇혀있어야만 했다.
피해자 중 한 명인 A씨는 지난해 9월 가족이 몸값을 지불해 줘 태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A씨는 "그곳에 있는 동안 마치 지옥에 있는 것 같았다"며 "사람이 아닌 것처럼 다루며 매달 난자를 채취해 건강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태국 경찰은 인터폴과 협력해 지난달 30일 일부 피해자들을 구했다.
파베나 재단은 여전히 조지아에 갇힌 나머지 여성들을 구출하고 중국 범죄 조직을 단속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재단은 "해외 취업 전 아무것도 쉽게 믿지 말고 주의 깊게 확인하라"며 "고소득을 얻는 쉬운 일이란 사실상 없다. 한번 그곳에 가면 집으로 돌아올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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