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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학교 졸업하며 장래 고민 시작…'17세'에 최연소 법조인 된 이 사람[일본人사이드]
    입력 2025.02.0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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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경제 ] 사회인으로 오래 있다 보면 집중력이 현저히 낮아지는 것 같습니다. 책을 봐도 5분 읽다가 핸드폰으로 손이 가고, 드러누웠다가 하게 되는데요. 도대체 어떻게 학창 시절에 공부를 했는지 생각하면 까마득합니다. 고시 공부하는 사람들은 참 대단하다 싶은데요.

일본에서는 지난해 17세 최연소 사법시험(우리나라 사법고시 격) 합격자가 탄생해 연말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지난해 고등학교 2학년, 올해 고3이 된 하야카와 쇼씨가 그 주인공인데요. 일본에서도 사법시험 결과를 발표한 다음에 사상 최연소 합격자가 나왔다며 놀라워했었는데요. 오늘은 일본 최연소 사시 합격자 하야카와씨를 소개해드립니다.

하야카와씨는 2007년생으로 일본 쓰쿠바대학 부속 코마바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시험을 준비한 것이 작년이었고, 당시에는 고등학교 2학년이었는데요.

간사이테레비와 인터뷰중인 하야카와씨. 간사이테레비.

먼저 하야카와씨가 합격한 일본의 사법시험은 우리나라와 조금 다른 점이 있어 먼저 시스템에 대해 소개를 해드리겠습니다. 일본에서는 우리나라 로스쿨격인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거나, 예비시험을 통과해야 사법시험을 볼 자격이 주어집니다. 이 예비시험도 합격률이 낮은 좁은 문이라고 해요. 하야카와씨는 고등학교 1학년때 예비시험에 합격해 사법시험을 볼 자격을 따냈고, 이듬해인 2024년 사법시험에서 바로 합격했는데요. 예비시험에 합격했을 당시에도 제도가 만들어진 이래 사상 최연소인 16세 합격이라고 주목을 받았었습니다.

하야카와씨는 사립중학교 시험이 끝난 뒤, 장래에 무엇이 되고 싶은지도 모르겠고 명확한 목표 없이 어수선하게 있었다고 해요. 다른 친구들은 화학 올림피아드 등에서 상을 타오거나 프로그래밍으로 이름을 날리는데 본인은 열중하고 있는 것이 없어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을 했다고 하는데요. 주변 친구들도 보통 사람은 아닌 것 같죠.

그중에서 생각난 게 본인이 좋아하는 과목이었다고 해요. 공민 과목을 정말 재미있어했다는데요. 공민은 우리나라 일반사회에 해당합니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을 토론 형식으로 이야기하면서 재미있어서 수업을 열심히 들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이를 살리면 열심히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크리스마스 선물로 부모님께 법전을 사달라고 부탁해서 공부하게 됐다고 합니다. 여기까지 보니 하야카와씨도 정말 보통이 아니네요.

여하튼 법을 공부하면 할수록 더 알고 싶어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사법시험에는 연령 제한이 없기 때문에, 일단 수험 자격을 갖추기 위한 예비 시험을 목표로 했다고 하는데요. 중학교 3학년을 졸업한 2월부터 학원 온라인 강의를 수강하면서 혼자 준비를 시작했다고 해요. 그렇게 고등학교 1학년 여름에 예비 시험에 합격하게 됩니다. 사실상 반년 공부하고 합격한 것인데요.

하야카와씨 합격 당시 요미우리에서 보도한 최연소 합격자 관련 기사. 요미우리.

학교에서 돌아와서 밤 11시까지 온라인 강의를 듣고, 주말에도 하루 평균 6~7시간씩 공부하는 수험 생활을 이어갔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법에 대한 흥미'가 원동력이었기 때문에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모르는 부분이나 실수한 부분이 있다면 따져보고 이해가 될 때까지 파보는 공부법을 택했다고 하는데요. 시험 직전에는 아침 7시에 일어나 밤 11시까지 밥 먹는 시간만 빼고 공부에만 몰두했다고 합니다.

공부의 비법이 있다면 '암기는 최종 수단'이라는 좌우명을 지켜나갔던 것이라고 해요. 사법시험에 외울 것이 많지만, 무작정 외우기보다는 서로 연관되는 것들을 모아서 이해하는 데 집중했다고 해요. 암기보다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것에 시간을 쏟았던 것이 합격의 비결이라고 합니다.

최연소 합격에 일각에서는 부모님이 법조인이 아니냐는 추측도 있었는데요, 하야카와씨는 "부모님은 변호사도 아니고 법률을 잘 알지도 못한다. 대신 부모님은 지금 하는 것이 잘 안 된다고 해서 앞으로 문제가 생기는 것도 아니고, 미래가 결정되는 것도 아니니 과감히 도전하라는 교육 방식을 고수하고 계신다"라고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공부만 한 것 같은데 언제 놀겠냐 싶지만, 실제로는 TV도 많이 보고 애니메이션도 좋아하는 친구라고 하는데요. 그래서 장래 희망이 일본의 콘텐츠 산업을 지탱하는 변호사라고 합니다. 특히 일본의 크리에이터를 지키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하는데요.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콘텐츠 시장에서도 저작권 침해 등 여러 사안이 새로 발생하는 환경이 됐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하야카와씨는 인터뷰에서 "생성형 AI의 등장은 일본 콘텐츠 산업에 있어 큰 비약의 기회기도 하지만, 반대로는 저작권 등 법적인 제도가 갖춰지지 않으면 성장이 막혀버리게 된다는 것"이라고 했는데요. 그러면서 "실제로 사법시험 선택 과목에서도 저작권, 특허 등이 포함되는 지적 재산법을 골랐었다. 일본 콘텐츠의 활약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아무래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콘텐츠 소비에 익숙한 세대인 만큼 변호사로서의 포부에도 영향을 미친 것 같은데요. 세대교체가 일어나는 것 같은 모습이기도 해 신기하네요.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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