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지난해 일본에서 가계 소비지출 중 식비 비율인 엥겔계수가 28.3%를 기록했다. 이는 1981년 이후 43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교도통신은 7일 총무성이 이날 발표한 가계조사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엥겔계수는 계의 소비 지출 중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낸 지표다. 식료품에 지출한 비용을 총생계비로 나눈 값에 100을 곱해 산출한다. 가계의 소비지출액이 150만원이고 그중에서 식료품비의 지출액이 50만원이라면 엥겔계수는 33 정도가 된다.
엥겔계수는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식료품 관련 지출보다는 식료품 이외의 지출이 급격히 늘어난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됐다. 독일의 통계학자 에른스트 엥겔이 1857년 가계지출을 조사한 결과 확인했으며, 그의 이름을 따서 이같은 경향을 ‘엥겔의 법칙’, 그리고 식료품비가 가계지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엥겔계수라고 부른다.
일본의 엥겔계수는 2000년대 초반까지 하락세를 보였으나, 2005년을 저점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려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쌀값 등 식품 가격 상승이 엥겔계수의 악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일본의 쌀 생산량은 679만t으로 전년보다 18만t(3%) 증가했으나 유통량은 부족해졌다.
이에 지난해 여름 무렵까지 가격이 안정돼 있던 쌀의 가격이 전년의 20~30% 폭등,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품절이 잇따랐다. 폭염의 영향으로 2023년산 쌀 유통량이 감소한 데다 방일 관광객 증가와 지진에 따른 사재기 발생 등 수요가 확대된 것이 원인이다.
닛케이는 “식료품의 가격 급등이 개인소비의 짐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해 2인 이상 가계의 평균 소비지출은 가구당 30만243엔(약 286만원)으로, 물가 변동분을 제외한 실질 기준으로 전년보다 1.1% 감소했다.
다만 닛케이는 작년 12월 월간 소비지출은 1년 전보다 2.7% 늘면서 실질 기준으로도 5개월 만에 증가해 개선 조짐을 보였다고 전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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