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 관세' 압력이 글로벌 금융 시장을 긴장시키면서 아시아 투자금이 변동성을 피할 수 있는 투자처에 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 멕시코, 중국 등 다양한 국가를 대상으로 관세 부과 발표를 이어가면서 채권, 원자재, 비트코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금융자산이 하락했다"며 "아시아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수익률을 보전할 수 있는 자산을 찾아 변동성에 대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중국 내 다양한 산업에서 인공지능(AI)이 광범위하게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딥시크 테마주가 수혜를 보고 있다. 올해 중국 시장에서 딥시크 테마주인 베이징킹소프트오피스 소프트웨어와 360 시큐리티 테크놀로지는 30% 넘게 뛰었다. 이들 주가의 급등은 딥시크 영향은 물론, 기술 기업이 트럼프발 관세 리스크를 피할 수 있다는 점도 투자 매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딥시크가 그간 저렴한 가격에 거래됐던 중국 기술주의 상승 탄력을 자극함과 동시에 저렴한 비용으로 고성능 AI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기대감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조앤 고 DBS은행 수석투자전략가는 중국 주식이 최근 몇 년 동안 거래가 위축됐다면서도 "숨겨진 보석과 같은 주식이 아직 많이 있다"고 했다. 이어 "딥시크 덕분에 중국의 기술적 역량에 대한 관심이 과거 대비 커졌다"고 설명했다.
딥시크 테마주 투자로 시장 벤치마크 대비 높은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다면, 하방 위험을 제어하는 고배당주에도 관심이 쏠린다. 샛 두라 야누스헨더슨 인베스트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현재화 같은 변동성 장세에서는 싱가포르와 호주를 선호한다. 이들 국가는 다각화된 거래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고품질' 시장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싱가포르와 호주의 벤치마크 지수 수익률은 12개월 선행 예상 배당금 기준 각각 4.9%, 3.4%로, 2.5%에 불과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아시아·태평양 지수를 웃돈다.
관세 영향을 덜 받기 위해 내수주에 집중하는 전략도 선호되고 있다. 내수 시장이 크면 수출 의존도가 낮아 무역 마찰의 영향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니시 바르가바 스트레이츠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는 인도와 인도네시아가 대규모의 내수 시장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들 국가는) 경제 성장 궤도와 국제 무역 흐름 간 연관성이 적어 잠재 회복력이 비교적 강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인도 정부가 인프라 개발을 우선하는 점이 무역 관련 완충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매력적인 기회'를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거대한 내수 시장 규모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량으로도 확인된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전체 GDP 대비 수출량이 약 29.3%를 기록한 가운데 인도는 21.9%, 인도네시아는 21.8%에 불과했다. 무역이 활발한 싱가포르가 170%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인도의 경우 채권 또한 관심을 가져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머리 콜리스 매뉴라이프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인도 채권이 강력한 경제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중기적 관점에서 매력적이라며 "인도의 무역 적자가 같은 지역 내 다른 국가들에 비해 작기 때문에 미국이 인도에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작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신흥시장 채권 전체 수익률이 2%에 그쳤지만, 외국인이 매수할 수 있는 인도 채권은 지난해에 6.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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