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글로벌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가 영국 석유 대기업 BP의 지분을 사들였다. 주주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경영진 해고나 사업 분리 등 경영 전략에 압박을 가하는 엘리엇의 성향으로 볼 때 BP에도 변화를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매입 지분 규모가 얼마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엘리엇이 BP의 실적 회복을 위해 적극적인 압박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엘리엇은 약 700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미국 헤지펀드로, 월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투자자 중 하나로 꼽힌다.
BP의 경영 전략은 최근 몇 년 사이 급변했다. 5년 전부터 전통 에너지원인 석유 및 가스 사업에서 벗어나 풍력, 태양광, 전기차 충전과 같은 저탄소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영역을 확장했다.
하지만 BP의 주가가 경쟁 업체인 셸이나 엑손모빌 등에 비해 뒤처지면서 BP 투자자는 회사에 새로운 전략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7일 종가 기준 BP의 시가총액은 셸의 절반, 엑손모빌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BP는 코로나 팬데믹 충격으로 배당금을 급격히 삭감했으며 그 후 부채를 줄이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에 엘리엇의 지분이 늘면서 BP의 실적 개선 압박은 가중될 전망이다.
BP는 독일 정유소와 미국 육상 풍력 사업 부문을 매각하는 등 비용 절감을 모 이라크와 멕시코만 등 업계에서 지배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지역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말해왔다.
지난달에는 전체 직원의 5% 이상인 약 4700명을 해고하고 계약직 직원 수도 줄이겠다고 밝혔다. 또 정제 마진 및 기타 요인으로 인해 지난해 4분기 수익에서 최대 3억달러의 손실이 날 수 있다고 전했다. BP는 11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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