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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깊어지는 이·하마스 갈등…트럼프 "인질석방 안하면 휴전 취소"
    입력 2025.02.11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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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인질 중 한 명인 마탄 장가우커의 어머니가 작년 10월 하마스의 공격 이후 납치된 인질들을 석방하라고 촉구하는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로이터·연합 로이터연합뉴스

[ 아시아경제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15일 정오까지 인질을 석방하지 않으면 이스라엘이 휴전을 취소하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10일(현지시간) 경고했다. 이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이 휴전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지 않다며 예정된 인질 석방 시한을 연기하겠다는 공개 성명을 낸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이뤄졌다.

하마스 도발에 트럼프 "완전한 혼란 벌어질 것" 경고

이날 영국 가디언, 로이터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 서명 후 기자들에게 가자지구에서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 전원이 토요일 정오까지 반환되지 않을 경우, 이스라엘·하마스 간 휴전을 취소할 것이라면서 "완전한 혼란(all hell break loose)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완전한 혼란'의 의미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하마스가 알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많은 인질이 이미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측하면서도 자신의 의견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이 그의 입장을 무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경고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이 휴전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지 않다며 15일 예정된 인질 석방을 연기하겠다고 입장을 바꾼 데 따른 조치다. 하마스 군사 조직 알카삼 여단의 아부 오베이다 대변인은 이날 텔레그램 공식 성명에서 "시온주의자(이스라엘인) 인질 인도는 별도의 통지가 있을 때까지 연기된다"고 말했다.

오베이다 대변인은 "지난 3주간 적(이스라엘)이 합의 조건을 지키지 않는 것을 지켜봤다"며 "그들은 가자 북부 주민의 귀환을 늦추고 총을 쐈으며, 가자지구 여러 지역에서 구호품 지급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양측 중재자들은 휴전이 중단될 가능성을 우려하며 워싱턴이 단계적 합의를 지속할 의사가 있다는 명확한 신호를 받을 때까지 인질 관련 협상을 연기한 상태다. 이스라엘 안보 내각은 협상 2단계 논의를 위해 당초 11일 저녁 예정됐던 회의를 앞당겼다. 이스라엘 공영방송인 칸 뉴스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가자 지구 부대 소속 병사들의 모든 휴가를 취소했다. 가디언은 이스라엘 당국이 전쟁 재개에 대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신호로 해석된다고 짚었다.

다만 하마스는 이날 발표를 의도적으로 인질 교환 예정일(15일)보다 닷새 앞서 진행했다며 '협상카드'라는 의도임을 분명히 밝혔다. 하마스는 "송환일 5일 전에 의도적으로 발표해 중재자들에게 (이스라엘에) 의무를 이행하도록 압박할 시간을 충분히 줬다"며 "점령군(이스라엘)이 합의를 준수하는 즉시 인질 교환이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문은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갈등 깊어져…'가자 구상' vs '아랍 국가들 자구책'

가자지구를 둘러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갈등은 깊어지는 모양새다. 양측은 휴전 기간에도 '네 탓 공방'을 하며 긴장을 유지했다. 지난달 19일 양측은 가자지구에서 일단 6주(42일)간 교전을 멈추는 단계적 휴전에 돌입했지만 이후 양측이 상대방의 합의 위반을 주장했다. 팔레스타인 당국은 전날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 등지에서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민간인 여럿이 숨졌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9일(현지시간) 레바논과 시리아 국경 지역에서 헤즈볼라가 무기 밀수에 쓰던 지하 터널을 폭격하기도 했다.

중동 전쟁을 해결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 구상'을 제시한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공개된 폭스뉴스 녹화 방송에서도 "팔레스타인인들의 가자지구 귀환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의 가자지구 개발 구상을 '미래를 위한 부동산 개발'로 묘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요르단과 이집트가 팔레스타인 피란민들의 이주 수용을 거부한다면 양국에 대한 미국의 원조를 중단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취지는 가자지구 개발 과정에서 200만명 이상인 가자지구 주민들을 이집트, 요르단 등 주변 국가에 재정착시킨 뒤 그곳에서 영구적으로 살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사람들이 10일(현지시간) 텔아비브에서 열린 하마스 인질 석방 촉구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로이터연합뉴스

이 제안은 지난주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가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처음 발표됐다.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주민을 요르단 등 인근 국가로 이주시킨 후 가자지구를 미국이 소유해 해안 휴양도시로 개발하겠다는 발칙한 구상이다. 외신들에선 '부동산 개발업자'인 트럼프의 면모가 두드러졌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아랍계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이집트 등 아랍권 국가들은 자국 이익을 반영한 트럼프 측 구상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의 가자 구상에 맞서 자체 중재안 마련에도 나섰다. CNBC 등에 따르면 이집트는 오는 27일 팔레스타인 관련 현안 논의를 위해 아랍정상회의를 개최하고 '가자지구' 문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댄다. 아랍정상회의는 아랍연맹(AL) 소속 국가들의 정상이 모여 국제 문제를 논의하는 기구로 아랍연맹은 중동과 북아프리카 22개국으로 구성됐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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