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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실전재테크]올해 美증시 이끌 유망업종 톱3
    입력 2025.02.12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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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경제 ] 지난해 인공지능(AI) 랠리 최선봉에 섰던 엔비디아가 올해는 주도주에서 탈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지되고 있다. 중국발 '딥시크 쇼크'로 값비싼 그래픽처리장치(GPU) '사재기'에 대한 회의론이 퍼지기 시작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對)중국 관세 폭탄까지 악재로 작용하면서다. 이제 시장은 엔비디아를 대체할 차기 주자 찾기에 혈안이다. 올해 주도주는 어떤 업종에서 배출될까.

하드에서 소프트로…변화하는 AI 무게중심

지난달 중국의 한 스타트업이 내놓은 AI 모델 딥시크는 세계 시장을 충격에 빠트렸다. 챗GPT, 클라우드, 라마 등 미국을 대표하는 AI 모델들과 비견되는 제품을 10분의 1 수준의 비용으로 개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값비싼 AI 칩이 필요 없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끝판왕'의 등장에 주가가 17% 급락했던 엔비디아는 여전히 고점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누군가의 위기는 다른 이에겐 기회다. 저비용·고효율 AI가 폭발적으로 보급될 수 있는 대중화의 길이 열리면서 AI 산업의 무게추가 AI 칩 업체에서 AI 소프트웨어 업체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AI 칩 대장주 엔비디아의 주가가 올해 들어 이달 10일(현지시간)까지 0.54% 하락할 동안 AI 소프트웨어 대장주 팔란티어의 주가가 54% 치솟고 있는 점은 이러한 산업 지형 변화를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우리나라 역시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와의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기대감에 AI 서비스 업체 네이버·카카오의 주가가 10일 기준 지난 한 달간 각각 12.62%, 16.28% 상승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시간이 가면서 투자자들은 '칩 구매'가 아니라 그걸 '어떻게 활용'하는가가 핵심이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라며 "경계론이 나오는 AI 반도체(하드 AI)는 올해 큰 언더퍼폼(시장수익률 하회)은 없을 것이지만, 주도주에선 탈락하고 내년엔 좀 더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심지현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5000억달러(약 730조원) 규모 합작회사 '스타게이트'를 발표하는 등 AI 인프라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는 점을 조명하며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라클을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MS의 경우 오픈AI와의 제휴로 약 49%의 지분을 확보해 동반 성장이 기대된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일원인 오라클은 틱톡의 서버 공급업체 중 하나로, 트럼프 대통령이 틱톡의 미국 서비스를 재개할 경우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퍼스트 버디'의 꿈, 휴머노이드

차세대 유망 업종은 트럼프 대통령의 '퍼스트 버디(1호 친구)'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행보를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2022년 9월 휴머노이드 '옵티머스'의 첫 시제품을 선보인 머스크 CEO는 올해 연말까지 1000대를 생산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산업체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기대감을 반영하듯 지난 7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테슬라 주식 보관금액은 약 218억달러로 전체 해외주식 중 1위다. 2위인 엔비디아(120억달러)의 2배에 육박한다.

최원석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AI 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로봇의 상용화가 더는 막연한 미래가 아닌 임박한 메가트렌드로 자리 잡았다"며 "특히 서비스 로봇 산업의 가장 큰 시장은 미국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으로 미국이 노동력 부족 문제를 겪게 되면 서빙·배달·청소 등을 수행하는 서비스 로봇 도입이 가속할 것이란 진단이다. 최 연구원은 테슬라와 더불어 우버 테크놀로지에서 분사한 실외 배송 로봇 기업 서브 로보틱스를 최선호주로 선정했다. 서브 로보틱스는 올해 연말까지 우버 이츠 플랫폼에 배송 로봇 2000대를 배치할 예정이다.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규모가 2025년 15억달러에서 2035년 378억달러(약 55조원)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로봇 산업의 성장성을 의식한 듯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도 앞다퉈 투자에 나서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다목적 첨단 로봇 개발을 위해 지난해 12월 레인보우로보틱스 최대 주주로 등극하며 기업결합을 추진하고 있다.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 산하에는 미래로봇추진단도 설립했다. LG전자도 지난달 상업용 자율주행로봇 기업 베어로보틱스 지분 30%를 추가 매입하면서 로봇 사업 확장에 나섰다. 2020년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한 현대차그룹은 올해 하반기 아틀라스를 자동차 공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화성에 성조기를"…우주개척 시대의 도래

우주 산업의 성장도 기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식에서 "미국 우주비행사를 화성에 보내 성조기를 꽂겠다"며 머스크 CEO의 화성 이주 꿈에 힘을 실어줬다. 머스크 CEO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위성통신 '스타링크'는 서비스 개시 4년 만에 118개국에 진출하며 민간 우주개척을 선도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는 약 3500억달러(약 514조원)로 책정됐다. 스페이스X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데스티니 테크 100'은 지난 6개월간 주가가 400%가량 치솟았다.

현재 상업용 발사체 시장은 스페이스X의 팰컨9과 로켓랩의 일렉트론이 독점하는 형국이다. 중형 발사체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는 아마존 회장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과 록히드마틴·보잉의 합작사 ULA 역시 미국 기업이다. 최 연구원은 "발사체는 발사에 실패할 경우 탐사선 회수가 불가능하기에 미션을 처음부터 다시 수행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며 "미국 외 국가의 발사 성공률이 95% 수준까지 올라오기 전까지는 상업용 시장 내에 미국 우위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우주 분야 최선호주로는 로켓랩과 인튜이티브머신스를 지목했다. 미국의 드론, 극초음속 미사일 등 신기술 관련 방위비 예산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우주 기업들의 방위산업 부문 성장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임직원 절반이 미 항공우주국(NASA) 출신인 인튜이티브머신스는 지난해 민간 기업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하면서 상업용 달 탑재체 서비스(CLPS) 추가 수주를 따냈다. 로켓랩 또한 소형 위성 발사 시장의 강자로 평가받는 기업이다. 올해 발사될 NASA의 화성 탐사선 '에스커페이드(ESCAPADE)' 제조를 맡으면서 미국의 화성 개척 수혜주가 될 전망이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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