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회담한 뒤 가자지구 주민을 자국 등 주변 아랍국으로 이주시키는 구상에 대한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압둘라 2세 국왕은 이날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엑스(X·옛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과의 건설적인 회담을 마쳤다"면서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인 이주에 반대하는 요르단의 변함없는 입장을 다시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것이 아랍의 단합된 입장"이라며 "팔레스타인인들을 쫓아내지 않고 가자지구를 재건하는 것과 가자지구의 심각한 인도주의적 상황을 해결하는 것이 모두의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NYT는 이에 대해 압둘라 2세 국왕이 가자 주민 이주를 골자로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을 거부한 것이라고 평했다.
다만 압둘라 2세 국왕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모두발언에서 암에 걸리거나 매우 아픈 가자지구 어린이 2000명을 신속히 요르단으로 데려올 수 있다고 말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아름답다"고 화답했다.
NYT는 압둘라 2세 국왕이 미국으로부터 받는 15억달러(약 2조1800억원) 이상의 원조를 지켜냄과 동시에 가자 주민 수용 요구를 철회하도록 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짚었다.
요르단은 인구 약 1200만명 중 절반 이상이 팔레스타인계라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반대하는 가자지구 주민 이주에 협조했다가는 정치적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요르단에는 내전을 피해 온 시리아인 등 70만명의 난민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가자지구 인근 국가인 요르단과 이집트가 가자지구 주민 수용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원조를 보류할 수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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