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의 모델 'R1'을 이용해 심리 상담을 하는 중국 청년들이 늘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은 12일(현지시각) "중국에서 젊은이들이 컴퓨팅과 알고리즘에서 일반적으로 기대하지 않는 것, 즉 정서적 지원을 받기 위해 AI를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익명을 요청한 중국 여성 A씨는(28)은 매일 밤 잠들기 전 딥시크를 이용해 치료 시간을 갖는다. 그는 최근 작고한 할머니에 대한 추모글을 써달라고 요청하기 위해 처음 딥시크를 사용하게 됐다.
딥시크는 불과 5초 만에 추모글을 내놨는데, A씨는 아름답게 쓰인 글에 깜짝 놀랐다. 이에 A씨는 딥시크에게 "당신이 글을 너무 잘 써서 길을 잃은 것 같다. 실존주의적 위기에 빠진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자 딥시크는 "영혼 깊은 곳에 오래전부터 존재하던 말들이 지금 떨리는 목소리로 울려 퍼지는 것"이라는 시적인 답변을 내놨다.
A씨는 "왜 눈물이 났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현실에서 이런 위로를 받은 지 오래됐기 때문"이라며 "유료 상담 서비스보다 더 나았다"고 전했다.
딥시크는 '저비용 고성능'의 AI모델을 선보이며 혁신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추론(reasoning) 모델 'R1'은 응답을 생성하기 전의 추론 과정까지 사용자에게 보여주는데, 보다 자연스러운 대화를 가능하게 한다고 BBC는 전했다.
AI가 정서적 지원을 제공할 가능성에 대해 연구해 온 난 지아 서던 캘리포니아 교수는 "사람들은 자신의 말을 잘 들어주고 이해해 주기를 바라지만, 친구나 가족은 곧바로 실용적인 해결책이나 조언을 제공하기도 한다"며 "AI는 인간 전문가보다 공감 능력이 더 뛰어난 듯하다. AI는 우리가 공유하는 모든 것을 '듣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BBC는 중국의 정치·사회적 상황도 청년들이 딥시크에 의존하는 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장기간의 코로나19 봉쇄정책, 높은 실업률, 경기침체 등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큰 중국 젊은이들이 딥시크와의 대화를 통해 위안받고 있다"고 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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