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13일(현지시간) 동반 강세로 장을 마감했다. 1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직전월 대비로는 둔화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상호 관세 계획이 발표됐지만 최근 멕시코·캐나다 무역협상 과정에서 학습한 바가 있는 만큼 시장에서도 과도한 악재로 받아들이지 않는 모양새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77% 오른 4만4711.43에 마감했다. 대형주 위주의 S&P500지수는 1.04% 상승한 6115.07을 기록해 전고점에 근접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50% 오른 1만9945.64로 장을 마감했다.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은 강세를 보였다. 테슬라와 엔비디아는 각 3% 이상 상승했다. 애플은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2월29일 신제품을 발표한다고 밝히면서 2%대 강세를 보였다. 메타 플랫폼스(메타)도 19일 연속 상승세를 지속했다. 개별 기업 중에선 모바일 광고 기술 업체 앱러빈의 주가가 분기 실적 급등 발표와 모바일 게임 사업 매각 계약 체결 소식에 24%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 및 멕시코에 대한 관세를 마지막 순간에 연기한 점을 들어, 투자자들은 이번에도 관세가 협상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시장전략가인 마이클 블록은 CNN에 "트럼프 대통령은 과장된 발언을 한 뒤 이를 조정하는 패턴을 보인다"며 "우리는 최악을 예상하지만, 결국 그가 협상의 기술을 구사하고 있음을 깨닫는다"고 말했다.
키스 러너 트루이스트 웰스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도 "내일부터 갑자기 모든 제품에 50% 관세가 부과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시장은 상대적으로 차분하다"고 설명했다. 상호 관세 적용 시점은 4월1일부로 예상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관세에 대한 위협 자체가 기업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하 결정을 더 늦추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CNN은 전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상승 조짐에도 불구하고 투자심리는 크게 위축되지 않았다. 연방 노동부는 지난달 1월 미국의 PPI가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고 이날 밝혔다. 상승률은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0.3%)를 웃돌았다. 다만 작년 12월의 전월비 수치 0.5% 상승과 비교해 둔화했다는 점에 시장이 다소 안도한 것으로 보인다. 12월 수치는 기존 0.2% 상승에서 0.5% 상승으로 대폭 상향 조정됐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북미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폴 애시워스는 이날 투자 메모에서 "Fed가 선호하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측정에 반영되는 구성 요소는 전반적으로 양호했다"고 평가했다.
Fed가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에 영향을 미치는 항목들은 상대적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일부 경제학자들은 지난달 PCE 지표가 Fed 목표에 좀 더 가까워졌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9bp(1bp=0.01%포인트) 하락해 4.53%를 기록했다. 정책 금리에 민감한 2년물은 5.6bp 하락한 4.31%를 가리켰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엔화는 1.1% 상승했다.
한편 투자자들은 이번 주 발표를 앞둔 경제 지표에도 주목하고 있다. 14일에 공개되는 유로존 국내총생산(GDP), 미국 1월 소매판매와 미국 1월 산업생산 등이 주목되는 지표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최신순
추천순
답글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