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재의 주요 7개국(G7) 회의를 러시아가 포함된 G8 체제로 복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3자 정상회담 가능성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상호관세 관련 대통령 각서에 서명한 후 러시아가 주요 8개국(G8) 회의에서 퇴출당한 것과 관련해 "그들이 돌아오길 바란다. 러시아를 퇴출한 것은 실수"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러시아를 좋아하고 아니고의 문제가 아니다"며 "러시아에 대해 얘기만 하고 있는데, 그러면 그들을 테이블에 앉혀야 한다. 푸틴도 돌아오길 원할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주요 8개국(G8) 회의에 잔류해 있었다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G8 체제를 복원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오바마(전 대통령)와 다른 몇몇 사람들이 실수했고 러시아를 퇴출했다"며 "만약 러시아가 G8에 있었다면 우크라이나에서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 강제합병 문제로 G8 회의에서 퇴출당했다.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의 재합류를 계속 반대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재임 시절에도 러시아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여시켜 G8 체제로 복귀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G7 의장국인 캐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또 러시아의 G8 퇴출이 러시아의 크림반도 침공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도 희박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 시진핑 주석을 함께 만나 군축 협상을 진행하고 싶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황이 안정되면 중국, 러시아와 만날 것"이라면서 "그래서 군이 거의 1조달러를 지출할 이유가 없으며 우리는 이를 다른 데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상황이 정리되면 내가 처음 하고 싶은 회담은 중국, 러시아와 핵무기를 감축하고 무기에 돈을 지출하지 않아도 되는 것에 대한 회의"라면서 "나는 군사비를 반으로 줄이자고 얘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 및 푸틴 대통령과 한 번에 3자 회담을 하는 것도 가능하냐는 질문에 대해 "그럴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상황이 좀 진정되는지 보자"고 말했다. 미국, 중국, 러시아 간 3자 회담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그는 지난달 23일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도 "우리는 비핵화를 할 수 있는지 알고 싶은데 나는 그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중·러와의 핵 군축 협상을 언급했다.
러·우전쟁 종전 문제와 관련, 푸틴 대통령의 협상 의지에는 신뢰를 표했다. 러·우전쟁 종전 협상과 관련해 평화를 원한다고 한 말을 믿느냐는 질문에 "나는 그가 평화를 원한다고 믿는다"고 답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만약 그렇지(평화를 원하지) 않았다면 나에게 말했을 것"이라면서 "나는 이 사안에 대해서 그를 신뢰한다. 그는 무엇인가 일어나는 것을 보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러·우전쟁 종전 협상을 개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러·우전쟁 종전 협상을 선언하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 진영이 즉각 반발했다. 이 협상에 유럽과 당사국인 우크라이나가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패싱 논란이 불거진 지 하루 만에 우크라이나도 종전 협상 테이블에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종전 협상 참여 여부에 "물론 그렇다(Of course they would)"며 "그들은 (협상의) 한 축"이라고 답했다. 그는 "(협상에는) 우크라이나도 있을 것이고, 러시아도 있을 것"이라며 "그 외 다른 이들도 (협상에) 관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J.D. 밴스 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등이 독일 뮌헨 안보회의에서 회동할 예정인 것과 관련, "그들은 내일 회동할 것"이라면서 "러시아도 올 것이고 우크라이나도 초대받았으며 누가 참석할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러시아, 우크라이나, 미국의 고위급 인사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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