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일본의 한 동물원이 남성 방문객의 ‘단독 입장’을 금지해 논란이 일고 있다. 동물원 측은 여성 방문객을 불쾌하게 하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발생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노골적인 성차별’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1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일본 동부 도치기현 ‘힐링 파빌리온’의 운영자인 미사 마마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남성 방문객은 단독으로 동물원에 입장할 수 없다. 이는 즉시 발효된다”고 밝혔다. 마마가 글을 게재한 이후 동물원 입구에는 ‘남성은 가족 또는 친구와 동반해야 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었다.
해당 동물원은 지난해 3월 개장해 돼지, 고양이, 개, 양 등 다양한 동물과 교감하고 먹이를 주며 유대감을 쌓을 수 있는 체험형 동물원이다. 마마는 동물원을 찾는 방문객은 주로 가족 단위나 커플이었지만 일부 남성들이 홀로 방문해 여성 고객들에게 말을 걸거나 불쾌한 대시를 하는 사례가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동물원의 운영자로서 이러한 방문객을 대놓고 내쫓기 어려웠으며 항상 미소를 짓고 예의 바르게 응대해야 하는 데 큰 부담을 느꼈다고 하소연했다.
마마는 “힐링 파빌리온은 동물과 교감하며 마음의 위안을 얻는 공간이지, 데이트 상대를 찾기 위한 장소가 아니다”라며 “이 조치는 남성을 오해하거나 무시해서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너무 많은 남성이 불순한 의도를 갖고 방문했다. 나 역시 가슴이 아프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현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남성의 단독 입장을 막은 조치가 “노골적인 성차별”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 남성 누리꾼은 “나와 같은 많은 사람은 그저 동물과 교감하는 것을 즐기고 싶어 동물원에 간다”며 “어떤 나쁜 의도도 없다”고 불쾌해했다. “명백한 남성 혐오”, “남성 전체를 매도하지 말라”, “일부의 문제를 가지고 이래선 안 된다” 등의 반응도 이어졌다.
그럼에도 마마는 “남성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지 않다. 할 수만 있다면 나쁜 의도가 있는 사람만 금지하고 싶지만 그렇게 할 수 없어서 이 규칙을 시행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당국이 여성 방문객과 직원을 보호하는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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