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일제강점기 저항시인 윤동주(1917~1945)의 서거 80주기를 맞은 가운데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윤동주 시인을 자국인이라고 소개하는 중국 측을 비판했다.
16일 서 교수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아직 중국은 윤동주에 관한 왜곡을 멈추지 않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 백과사전에는 윤동주의 국적을 '중국'으로 왜곡하고 있다"며 "지난 5년간 국적을 '한국'으로 시정하기 위해 바이두 측에 항의 메일을 꾸준히 보냈지만, 지금까지 외면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서 교수가 바이두 측에 꾸준히 항의한 결과 지난해 11월 윤동주 시인의 소개 페이지에 '조선족'으로 표기한 것을 삭제하도록 했지만, 아직 윤동주의 국적을 '중국'으로 표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또한 2년 전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는 윤동주를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 독립 투쟁에 참여한 '조선족 애국 시인'이라고 소개했다"면서 "아울러 중국 지린성 연변조선족자치주 용정 마을의 윤동주 생가 입구에는 '중국조선족애국시인'이라고 적힌 대형 표지석이 그대로 남아 있다. 이러다 보니 생가에서 만난 많은 중국 관광객들은 윤동주를 중국 사람으로 여기고 있었다"라고 꼬집었다.
서 교수는 "이제는 한국 정부가 윤동주 왜곡에 관련하여 중국 당국에 강하게 항의해야만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일본 교토의 도시샤대는 이날 교내 예배당에서 학위 수여식을 열고 윤동주 시인에게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1875년 설립된 이 대학이 고인을 상대로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타가키 류타 도시샤대 사회학부 교수는 "재학 중 체포돼 숨진 윤 시인을 대학 측이 지켜주지 못한 데 대한 미안함이 담긴 특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윤동주는 연희전문학교(연세대 전신)를 졸업한 뒤 도쿄에 있는 릿쿄대에 진학했다가 1942년 10월 도시샤대 문학부 문화과 영어영문학 전공으로 편입했다. 1943년 조선 독립을 논의하는 유학생 단체 활동을 했다는 혐의로 일본 경찰에 체포됐고, 후쿠오카 형무소에 수감돼있다가 광복을 6개월 앞둔 1945년 2월 16일 28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윤동주가 도시샤대로 옮기기 전 다닌 릿쿄대에서도 오는 23일 기념 강연회와 시 낭독회 등이 열릴 예정이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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