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미국 국무부가 홈페이지에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삭제한 것과 관련해 대만 전문가들 평가가 나왔다.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에는 이견이 없었지만 이번 행보의 무게감을 평가하는 과정에선 해석이 엇갈렸다.
17일 대만 중앙통신사(CNA)와 연합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13일 공식 홈페이지에 있는 '대만과의 관계에 관한 팩트시트' 자료를 업데이트하면서 '우리는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삭제했다. 대신 '양안의 입장 차이는 강제성 없는 평화적 방식으로 해결돼야 하며, 양안 주민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천스민 대만대 정치학과 부교수는 CNA와 인터뷰에서 "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 입장이 대만 독립 문제와 반드시 관련된 것은 아니다"며 "(대만 독립은) 대만 국민이 스스로 결정해야 할 일로 미국이 대만을 대신해 결정하는 것이 아님을 국제사회에 전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왕훙런 국립성공대 정치학과 교수도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문구 삭제는 (미국이) 대만에 큰 선의를 표명한 것"이라며 "대만의 국제적 지위에 대한 트럼프 정부 입장을 전달하고 중국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황제정 대만 전략·병기연구협회장은 연합보에 "미국 입장은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았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어 "대만은 미국의 정책문서 하나 때문에 기뻐하거나 낙담할 필요가 없다"며 "우리가 인정하는 '평화와 안정'이 무엇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전날 대만 외교부는 미 국무부 문구 삭제와 관련해 "미국과 대만 관계에 대한 긍정적 입장과 지지 표명을 환영한다"고 성명을 밝혔다. 미 국무부는 "일반 대중에 대만과의 비공식 관계를 알리기 위해 업데이트했다"며 "미국은 여전히 하나의 중국 정책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힌 상태다. 중국은 "미국 국무부는 대만과의 관계 팩트시트를 수정하면서 대만 문제에서 심각하게 역행했다"고 비판했다.
세종=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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