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역사적으로나 역대 대통령들이 중요한 정치적 결정을 내려 미국 대통령의 책상이라는 뜻에서 이름 붙여진 백악관 집무실의 '결단의 책상(Resolute Desk)'을 임시로 교체했다. 표면적 이유는 도색을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결벽증이 있는 트럼프가 최근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아들 '엑스'가 집무실에 방문해 이 책상에 코딱지를 묻힌 것이 책상을 임시로 교체하는 이유가 아니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결단의 책상'을 다른 책상으로 교체한 백악관 집무실(오벌 오피스) 사진을 올렸다. 이 글에서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은 7개의 책상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새로 교체한) 이 책상, 'C&O'는 매우 유명하고 조지 HW 부시 대통령과 다른 이들이 사용했던 책상"이라며 "현재 '결단의 책상'이 가벼운 재도색 작업을 진행하는 동안 백악관에 임시로 설치했다. (도색 작업은) 아주 중요한 작업이다. 이 책상('C&O')은 아름답지만, 임시 대체품"이라고 적었다. 이는 도색 작업을 마치는 대로 기존 '결단의 책상을 다시 집무실에 배치하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일부 언론들은 지난 11일 트럼프와 머스크가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머스크가 데려온 그의 4살짜리 아들 엑스(X Æ A-Xii)가 '결단의 책상'에 코딱지를 파서 문지르는 장면이 전 세계에 생중계된 이후 트럼프가 도색을 이유로 일부러 책상을 교체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흘러나온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이날 "트럼프는 머스크의 아들이 결단의 책상에 흔적을 남긴 후 일주일 뒤 책상을 도색하기 위해 집무실에서 치웠다"며 "트럼프가 결벽증이 있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기에 '결단의 책상'을 대신해 조지 HW 부시 대통령이 재직 당시 사용했던 'C&O' 책상으로 교체한 것"이라는 분석 기사를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가 밝힌 대로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7개의 책상 중 한 개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이날 트럼프가 '결단의 책상' 대체품으로 들여놓은 'C&O 책상'은 1920년 '체서피크 & 오하이오 철도(Chesapeake & Ohio Railway)' 소유주를 위해 제작한 것이다. 이후 1987년 백악관에 책상이 기부됐고, 조지 HW 부시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럴드 포드, 지미 카터,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이 책상을 백악관 서쪽 별관(West Wing) 연구실에서 사용했다.
미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책상 중 가장 유명한 것은 현재 트럼프가 사용하고 있던 '결단의 책상'이다. 버락 오바마,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존 F. 케네디 대통령도 이 책상을 사용했다. '결단의 책상'은 역대 8명의 대통령이 사용하며 미 대통령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백악관 책상으로 꼽힌다.
'결단의 책상'은 1880년 영국 빅토리아 여왕이 러더퍼드 헤이즈 미 대통령에게 선물한 것으로 영국 해군 선박 '레졸루트호(HMS Resolute)'가 해체되면서 나온 참나무 목재로 제작되었다고 해서 현재 이름이 붙었다. '결단의 책상'에서는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쿠바 봉쇄령, 조지 HW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침공 결정 등 역사적으로 중요한 결정들이 내려졌다.
'윌슨 책상(Wilon Desk)'은 율리시스 S 그랜트 대통령 당시 헨리 윌슨 부통령이 사용하던 책상으로 알려졌으며 이후 리처드 닉슨과 제럴드 포드 대통령이 사용했다. '후버 책상(Hoover Desk)'은 백악관 서쪽 별관 화재 이후 집무실과 내부 물품이 심각하게 손상된 이후 미시간주 가구 제작자들이 허버트 후버 대통령을 위해 기부한 책상이다.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도 이 책상을 사용했으며 현재는 뉴욕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나머지 책상들로는 1903년 시어도어 루스벨트를 위해 제작된 '루스벨트 책상(Theodore Roosevelt Desk)'이 있다. 윌리엄 하워드 태프트부터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까지 총 7명의 대통령이 사용했으며, 1929년 백악관 서쪽 별관 화재로 인해 피해를 보았다. '존슨 책상(Johnson Desk)'은 린든B 존슨 대통령이 상원의원 시절부터 사용하던 개인 책상으로 린든B 존슨만 사용해 단 한명의 대통령만 사용한 유일한 책상으로 기록됐다. 현재는 텍사스주 오스틴의 린든B 존슨 대통령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마지막으로는 두 명이 마주 보고 사용할 수 있는 '파트너스 책상(Partners' Desk)'이 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최신순
추천순
답글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