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프랑스의 한 노숙자가 신용카드를 훔친 뒤 즉석 복권을 구매했는데, 한화로 약 7억 5000만원에 달하는 금액에 당첨돼 주목받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은 "프랑스 툴루즈에 거주하는 장 다비드(40) 씨가 복권 당첨 소식을 알고 '당첨금을 5대 5로 나누자'며 절도범들의 자수를 호소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장 다비드는 지난 3일 툴루즈의 한 시내 주차장에 차량을 세워뒀다가 안에 있던 가방을 도난당했다. 가방에는 지갑도 들어 있어 그는 즉시 은행에 연락해 카드 사용 중지를 요청했으나, 이미 근처의 담배 가게에서 52.5유로(약 8만원)가 결제된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이후 그가 가게를 직접 방문해 확인한 결과, 노숙자로 남성 2명이 자신의 카드로 담배와 복권을 구매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때 그는 뜻밖의 소식을 알게 됐다. 가게 점원에 따르면 남성들이 구매한 즉석 복권이 50만유로(약 7억 5200만원)에 당첨됐다는 것이다. 점원은 "카드 결제 과정에서 PIN 번호를 입력하지 못하는 등 수상한 정황이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다비드의 변호사 피에르 드뷔송은 BBC에 “두 남성이 구매한 복권 중 한 장이 50만유로에 당첨됐고, 이들은 프랑스 국립복권운영사(FDJ)에 당첨금을 수령하러 간다고 했다”고 말했다. 장다비드는 가게 직원과 대화 후 즉시 경찰에 신고했으며, 경찰은 FDJ에 해당 사실을 통보했다. 현재 FDJ는 해당 당첨 복권의 지급을 보류한 상태로 전해졌다.
장 다비드는 언론을 통해 절도범을 향한 메시지를 보냈다. 도난 신고를 취소할 테니 자신과 복권 당첨금을 나눠 가지자는 제안이었다. 그는 “남성들은 내 변호사에게 직접 연락하지 않는 한 당첨금을 수령할 수 없다”며 “그러니 당첨금을 5대 5로 나누도록 합의하는 게 어떠냐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반절의 당첨금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상환할 계획이라고 한다. 드뷔송 변호사는 “의뢰인은 기소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두 남성이 새 삶을 시작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도 설득했다.
프랑스 복권 규정상 즉석 복권 당첨금은 구매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수령해야 한다. 이에 따라 경찰은 곧 당첨금을 압류할 가능성이 높으며, 남성들이 FDJ에 접근할 경우 체포될 수 있다. 그러나 절도범들은 아직 당첨금을 수령하러 FDJ를 찾지 않았으며, 툴루즈 경찰 당국은 이 사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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