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폴 매카트니, 엘튼 존, 에드 시런 등 영국 문화예술계 거물들이 영국 정부가 추진하는 저작권 관련 법안 수정을 요구했다. 이 법안이 장차 인공지능(AI) 기업들이 창작물을 무단으로 활용하도록 조장할 것이라는 우려다.
25일(현지시간) 영국 문화예술계 인사 30여명은 영국 일간 더타임스 기고를 통해 "실리콘밸리가 AI 플랫폼을 구축할 때 창작 저작권을 준수하지 않아도 되도록 면제해주는 정부안은 영국 창작 부문의 권리와 수입을 도매금으로 빅테크에 넘겨주는 것"이라며 "창작자가 마음껏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도덕적 권리에 구멍을 뚫고, 300년간 이어진 저작권 체계를 무너뜨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폴 매카트니, 엘튼 존, 스팅 등 원로급 '거물'들부터 에드 시런, 두아 리파 등 젊은 가수들, 노벨문학상 수상자 가즈오 이시구로, 작가 스티븐 프라이, 뮤지컬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 지휘자 사이먼 래틀 등도 기고에 참여했다.
영국 정부가 추진 중인 저작권 관련 법안은 저작권자가 자기 창작물을 사용하지 말라고 직접 요구하는 '옵트아웃'을 하지 않는 한 AI 개발자는 인터넷에 있는 창작물을 AI 모델 학습 등에 사용할 수 있다. 예술가나 작가 개인이 수많은 AI 서비스를 살펴보면서 본인의 작품을 사용하지 말라고 일일이 통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고객 및 기업 데이터 사용, 개인정보 처리 등 광범위한 내용을 담은 이 '데이터 법안'은 경제 성장 촉진을 위해 영국 정보기술(IT0 업계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로 추진됐다.
문화예술계 거물들은 기고를 통해 "창작업계는 영국 경제에 연간 1260억파운드(약 228조원)를 기여하고 240만명 고용 효과를 내며 관광업과 국가 위상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라며 "우리의 저작권을 훔치는 데는 도덕적, 경제적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데이먼 알반, 애니 레녹스, 케이트 부시, 라디오헤드의 에드 오브라이언, 빌리 오션, 더 클래시, 자미로콰이, 한스 짐머 등 음악인 1000여명은 정부 계획에 항의하는 뜻에서 아무 음악도 담기지 않은 음반을 발표했다.
'이즈 디스 왓 위 원트(Is This What We Want?)'라는 제목의 음반은 텅 빈 녹음실이나 공연장에서 간간이 나는 잡음만 녹음했다. 창작업계가 무너지면 진짜 음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 음반 수익은 음악인을 위한 자선단체 '헬프 뮤지션'에 전액 기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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