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0
5
0
국제
"71억원에 판다"…美영주권 장사하는 트럼프(종합)
    입력 2025.02.26 10:31
    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AFP통신·연합뉴스

[ 아시아경제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500만달러(71억6000만원)만 내면 러시아 신흥 재벌에게도 '미국 영주권'을 주겠다고 선언했다. 일명 '골드카드(Gold Card)' 정책으로, 기존 투자이민 비자인 'EB-5' 프로그램보다 5배 높은 가격에 영주권을 판매하되 세부 조건은 대폭 완화한 '패스트트랙(Fast-track) 버전'을 내놓겠다는 구상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우리는 골드카드를 판매할 것"이라며 "카드 가격은 약 500만달러가 될 것이며 이를 통해 '영주권(그린카드)'과 동일한 혜택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시민권으로 가는 길도 열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회 승인이 필요하지 않아 2주 내 제도 신설이 가능하다고 호언장담했다. 골드카드 제도는 기존 투자이민 비자인 'EB-5' 프로그램을 대체할 전망이다. EB-5 프로그램은 이민 투자자가 미국 내 사업에 일정 금액을 투자함으로써 영주권을 단계적으로 취득할 수 있게 한 제도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신흥 재벌이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돈줄' 올리가르히(Oligarch·신흥재벌)들도 골드카드를 구매할 수 있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올리가르히는 소련 붕괴 당시 푸틴 대통령에게 금전적 지원을 제공한 정치 뒷배다.

이날 집무실에 배석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이번 조치로 기존 EB-5 프로그램을 폐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러트닉 장관은 "그것은 싼값으로 그린카드를 갖는 방법이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말도 안 되는 EB-5 제도를 운용하기보다 종료하겠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골드카드 제도가 기존 투자이민 제도인 EB-5 제도와 가장 다른 점은 최소 투자 한도다. 현재 EB-5의 최소 투자 기준은 80만~105만달러다. 골드카드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EB-5마저도 2022년 국회 재승인 과정에서 최소투자 한도를 인상한 바 있다.

반대로 신청을 위한 세부 조건은 대폭 완화될 전망이다. 가령 EB-5는 투자이민 의향자가 10개 이상 정규직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투자 대상도 시골 지역이거나 실업률이 높은 이른바 고용 촉진 지역이 선호됐다. 이민 의향자는 조건부 영주권을 먼저 받은 후 2년 후 당국 허가를 거쳐 영구 영주권을 신청해야 한다. 최종 승인까지 수년이 걸리는 불확실성도 있었다.

이에 반해 신설되는 골드카드 제도는 고용 창출 조건과 단계적 영주권 부여를 위한 절차를 없애고 즉시 영주권을 부여한다는 방침이다. 러트닉 장관은 골드카드 운영과 관련해 "신원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면서 우리는 (골드카드를 사는) 사람들이 훌륭한 세계적 수준의 글로벌 시민임을 확실히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불법체류 이민자 퇴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튿날인 지난달 21일부터 이민세관단속국(ICE)을 통해 미 전역에서 불법 체류자 단속을 시작했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는 현재 불법 체류 이민자 등록부를 마련 중이다. 14세 이상인 모든 불법 이민자는 지문과 주소 등 개인정보를 빠짐없이 제출해야 한다. 위반 시 5000달러의 벌금과 최대 6개월의 징역형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민
    #제도
    #골드
    #카드
    #영주
    #주권
    #EB
    #대통령
    #투자
    #트럼프
포인트 뉴스 모아보기
트렌드 뉴스 모아보기
이 기사, 어떠셨나요?
  • 기뻐요
  • 기뻐요
  • 0
  • 응원해요
  • 응원해요
  • 0
  • 실망이에요
  • 실망이에요
  • 0
  • 슬퍼요
  • 슬퍼요
  • 0
댓글
정보작성하신 댓글이 타인의 명예훼손, 모욕, 성희롱, 허위사실 유포 등에 해당할 경우 법적 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최신순
    추천순
    답글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국제 주요뉴스
  • 1
  • '휴전안 협상' 美 위트코프 특사 러시아 떠나
    아시아경제
    0
  • '휴전안 협상' 美 위트코프 특사 러시아 떠나
  • 2
  • 트럼프는 초능력자?…“이듬해 사건 정확히 예언했다”
    서울신문
    0
  • 트럼프는 초능력자?…“이듬해 사건 정확히 예언했다”
  • 3
  • 호주 남성, '티타늄 인공심장'으로 105일간 생존
    아시아경제
    0
  • 호주 남성, '티타늄 인공심장'으로 105일간 생존
  • 4
  • 伊 나폴리 인근서 40년 만에 최대 규모 지진 발생
    아시아경제
    0
  • 伊 나폴리 인근서 40년 만에 최대 규모 지진 발생
  • 5
  • "금값 3500달러까지 오른다" 전망에 은행들도 '사재기' 가격 밀어올린다
    아시아경제
    0
  • "금값 3500달러까지 오른다" 전망에 은행들도 '사재기' 가격 밀어올린다
  • 6
  • 美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22만건 '예상 하회'
    아시아경제
    0
  • 美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22만건 '예상 하회'
  • 7
  • [뉴욕증시]"200% 관세" 트럼프 위협에 또 하락…美 재무 "단기 변동성 우려 안해"
    아시아경제
    0
  • [뉴욕증시]"200% 관세" 트럼프 위협에 또 하락…美 재무 "단기 변동성 우려 안해"
  • 8
  • ‘티타늄 심장’ 달고 105일 생존…이식 대기자들에게 희망 줄까
    나우뉴스
    0
  • ‘티타늄 심장’ 달고 105일 생존…이식 대기자들에게 희망 줄까
  • 9
  • 러 국방부 "쿠르스크 요충지 수자 탈환"
    아시아경제
    0
  • 러 국방부 "쿠르스크 요충지 수자 탈환"
  • 10
  • “공부 잘하는 약이래” 잘못 먹었다가… 치명적 피부 괴사
    서울신문
    0
  • “공부 잘하는 약이래” 잘못 먹었다가… 치명적 피부 괴사
트렌드 뉴스
    최신뉴스
    인기뉴스
닫기
  • 뉴스
  • 투표
  • 게임
  • 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