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태국에서 마약 성분이 함유돼 이른바 '좀비 담배'라고 불리는 불법 전자담배가 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약 밀매업자들이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신종 합성 마약을 개발하고 있다며 당국은 주의를 당부했다.
연합뉴스는 27일 현지 매체 방콕포스트 등을 인용해 태국 정부가 '에토미데이트'가 함유된 이른바 좀비 담배가 방콕 통로 등 유흥가와 온라인을 통해 퍼지고 있다며 주의를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에토미데이트는 의약용으로는 전신마취유도제로 사용된다. 프로포폴과 유사한 효과 때문에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며, 투약 시 심한 졸음을 유발하고 호흡을 느리게 만들 수 있다. 또 저혈압과 메스꺼움 같은 증상이 나타나며, 심할 경우 의식 불명 상태에 이를 수도 있다.
안쿤 프루엣사누삭 총리실 부대변인은 마약 밀매업자들이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새로운 합성 마약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불법으로 판매되는 전자담배는 대부분 정확한 성분이나 함유량을 알기 어려워 더 치명적일 수 있다고 그는 경고했다.
태국에서는 전자담배 사용 자체가 불법이지만, 유흥가 주변 거리 등에서 손쉽게 전자담배를 접할 수 있다. 최근에는 청소년 전자담배 흡연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주에는 북동부 부리람주 한 학교에서 10대 여학생 3명이 전자담배를 피우고 향정신성 효과가 있는 식물인 크라톰 주스를 마셔 구토와 호흡 곤란 증세로 병원으로 이송된 사례도 있었다.
안쿤 부대변인은 10대 청소년이 좀비 담배를 비롯한 마약 성분 함유 전자담배의 위험성을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부모는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자녀를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자담배를 둘러싼 우려가 커지자 태국 정부는 단속 강화에 나섰다. 지라유 후앙삽 정부 대변인은 "여러 지방에서 전자담배 규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일부 공무원들이 뇌물을 받고 전자담배 판매, 사용에 눈을 감았다고 비판했다.
패통탄 친나왓 총리는 전날 전자담배 수입과 유통을 단속하고 처벌 강화를 위한 법 개정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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