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중동 방한 관광 활성화 협의체 '알람 아라비 코리아'의 신규 회원사 15개 업체를 선정했다고 28일 밝혔다. '한국 속 아랍 세상'이라는 뜻의 알람 아라비 코리아는 지난해 2월 문체부와 관광공사, 기업들이 중동 방한 관광 활성화를 목적으로 출범시킨 민관 협의체다. 당시 출범식에는 유인촌 문체부 장관과 장미란 문체부 제2차관, 중동 5개국 주한 대사 등이 참석했다.
새롭게 선정된 기업은 콘래드 서울(숙박), 아모레 성수(미용),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쇼핑), 발우공양(식음료), 롯데렌탈(컨시어지) 등이다. 이번 추가 선정으로 알람 아라비 코리아의 회원사는 중동 방한객 친화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숙박·의료·미용·쇼핑·식음료·문화예술·컨시어지 7개 분야, 총 46개 업체로 확대됐다. 특히 올해부터 대중교통보다는 고급 차량을 이용해 가족 단위로 이동하는 특성에 맞게 VIP 이동·의전 서비스 제공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컨시어지 부문'이 신설됐다.
지난해 중동 걸프협력이사회(GCC) 6개국의 방한객 수는 4만959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중 사우디아라비아의 방한객은 2만2000여 명으로 55%를 차지하며, 2019년 대비 60% 이상 성장했다. 중동 방한객은 그 절대 규모가 크지 않지만, 이들은 대가족 단위로 여행하며 장기간 고품질(럭셔리) 관광을 즐기는 특성 때문에 중동은 초고부가 방한 시장으로 주목받는다. 2023년 외래관광객 조사에 따르면, 중동 방한객 1인당 평균 소비는 미화 3637달러로 전체 방한객 평균 2152달러 대비 약 66% 높으며, 체류 기간은 11.8일로 전체 방한객 평균 7.8일을 훨씬 상회한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쿠웨이트, 오만, 바레인 등 GCC 6개국의 해외여행 시장은 적극적인 개방정책과 발달한 항공 연결성, 70%가 40대 미만인 젊은 인구 구성, 높은 소득수준 등으로 2033년까지 연평균 7~8%의 높은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 방한객은 문화적 특수성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맞춤형 서비스가 필요한 시장이기도 하다. 중동 관광객은 타 국적의 가사 도우미, 유모까지 동반해 대가족이 함께 10일 이상 장기 체류하는 경우가 많으며, 숙박은 5성급 호텔을 선호하되, 대가족이 함께 머물 수 있는 연결 객실(커넥팅 룸)과 기도실, 늦은 퇴실 확인(체크아웃) 등의 서비스를 요구한다. 또한 여성 관광객이 의료·미용 서비스를 받을 때는 별도 공간에서 서비스해야 하는 등 문화적 특성을 반영한 세심한 대응이 필요하다.
이에 문체부와 관광공사는 지난해 알람 아라비 코리아 분기별 정기간담회를 통해 회원사의 중동 소비자 이해를 위한 문화 교육부터 중동 대사관 관계자 등 고위급 교류(네트워킹), 현지 여행업계와의 사업 상담과 홍보 여행(팸투어) 등 고품질(럭셔리) 상품 공동 개발·마케팅 등을 폭넓게 지원했다. 또한 문체부와 관광공사는 지난해 회원사 홍보 안내서를 영어와 아랍어로 제작해 국내외에 배포하고, 모로코 출신의 구독자 220만 명을 보유한 콘텐츠 창작자 김미소(하라카트 입티삼) 씨와 방송인 야스민 알라딘 씨가 출연한 한국 여행 영상을 의료, 미용(뷰티), 쇼핑, 케이(K)-편의점, 교통 등 5가지 주제로 나누어 아랍어로 제작했다.
알람 아라비 코리아 회원사들은 지난해 5월 중동 최대 국제관광박람회인 '아라비안 트래블 마켓'과 카타르 '한국문화의료관광대전, 11월에는 '카타르 트래블 마켓'과 두바이 '케이-관광로드쇼' 등에 참여해 현지 여행업계는 물론 대중과의 접점도 넓혀왔다. 지난 5월 '한국문화의료관광대전'에 참여한 회원사 중 한 정형외과는 개인 고객과 약 1억원에 달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 고객은 치료 기간 중 최고급 호텔에 머물며 체류비에만 약 2억원 이상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에는 걸프국가 여행업자 25명을 초청해 고품질(럭셔리) 관광을 주제로 숙박·미용(뷰티)·의료 회원사 서비스를 포함해 서울·강원 등을 둘러보는 홍보 여행을 제공하는 등 현재까지 14개의 방한 상품을 개발했다.
올해는 '비지트 코리아' 누리집에서 중동 방한객을 대상으로 시설 정보를 반응형 지도로 구현하고, 식당이나 숙소 등에서 자주 묻는 말을 상황에 맞게 쓸 수 있도록 한국어와 아랍어로 제공하는 등 중동 친화적인 관광 서비스 개선에 나선다. 장기적으로는 중동 국적자 중심의 초고부가 방한 시장뿐만 아니라 중동지역 거주자 대상 개별 관광객과 이집트 등 북아프리카 지역까지 방한 홍보를 확대해 잠재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문체부 김정훈 관광정책국장은 "중동 방한객들은 검증된 서비스에 기꺼이 고액의 비용을 지불하는 특성이 있으며, 지인 소개 등의 영향력이 매우 높다"며 "문체부는 앞으로 '알람 아라비 코리아'를 중동 방한객에게 신뢰할 수 있는 고품질 관광 브랜드로 키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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