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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윤석열 계엄 여파…한국, 민주주의 성숙도 10계단 하락
    입력 2025.02.28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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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발표한 '민주주의 지수 2024' 보고서 중 전년 대비 민주주의 후퇴 폭이 큰 상위 10개국에 한국이 포함됐다. 자료=EIU

[ 아시아경제 ] 한국이 전 세계 167개 나라를 대상으로 한 민주주의 수준 평가에서 10계단이나 후퇴했다. 윤석열 대통령 계엄 여파에 정부 기능과 정치 문화 부문 점수가 전년 대비 하락했기 때문이다. 부정선거와 정치 불안이 만연한 방글라데시·튀니지 등과 함께 전년 대비 민주주의 후퇴 정도가 큰 하위 10개국에 포함되는 불명예도 안았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부설 경제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27일(현지시간) 발표한 '민주주의 지수 2024(Democracy Index 2024)'에서 한국은 32위에 올랐다. 2023년 평가에서는 전년보다 2계단 올랐지만, 작년에는 10계단이나 떨어졌다. EIU는 2006년부터 167개 국가를 대상으로 5개 영역을 평가해 민주주의 발전 수준 점수를 산출한다.

한국은 평가 총점에서 10점 만점에 7.75점으로, 2023년의 8.09점(22위)보다 내려갔다. 7.75점은 2006년 EIU가 지수 산출을 시작한 이래 한국이 받은 가장 낮은 점수다. 그러면서 2020년부터 4년 연속 포함된 '완전한 민주주의(full democracy)' 집단에서 '결함 있는 민주주의(flawed democracy)' 집단으로 내려갔다.

민주주의 평가가 후퇴한 데는 작년 12월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큰 영향을 미쳤다. 후속 정치적 교착상태가 지속된 점도 점수를 깎아 먹은 요인이다. 한국 정부 기능이 전년 8.57점에서 7.22점으로, 정치 문화가 전년 6.25점에서 5.63점으로 모두 크게 떨어졌다. 나머지 3개 항목(선거 과정과 다원주의·정치 참여·시민 자유)은 점수가 같았다. EIU는 보고서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 시도에 따른 여파는 의회에서, 그리고 국민 사이에서 양극화와 긴장을 고조시켰고 2025년에도 지속할 것 같다"며 "한국의 민주주의에 대한 대중들의 불만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민주주의 정도가 가장 많이 후퇴한 상위 10개국에도 포함됐다. 자메이카(10위)보다도 더 많이 떨어져 뒤에서부터 9위다. 여기에는 방글라데시, 튀니지, 쿠웨이트, 조지아, 카타르, 루마니아, 기니비사우, 파키스탄 등이 포함됐다. 대부분이 동유럽과 중동지역 국가들이며 일부 아시아 개발도상국이 포함됐다. 부정선거나 집권 세력의 반대 세력 탄압 등 반(反)민주적 사례가 많이 보고된 나라들이다.

전 세계 평균 점수는 5.17점으로 지난해에 이어 2006년 이후 사상 최저점을 경신했다. 최고치는 2015년의 5.55점이었다. '완전한 민주주의'로 분류된 25개국에 사는 사람은 전 세계 인구의 6.6%로, 10년 전 12.5%보다 크게 줄었고 세계 인구 5명 중 2명은 권위주의 체제 아래 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EIU는 전 세계에 선거가 많았던 한 해지만, 폭력으로 얼룩진 파키스탄이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가짜 선거'가 치러진 러시아, 아예 선거가 취소된 부르키나파소, 말리, 카타르 등 사건이 많았다고 짚었다.

EIU는 미국에 대해 "올해는 더 큰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 첫 달에 이미 공무원의 정치적 독립성에 도전을 안겼고 의문시되는 법적 권한의 행정명령을 쏟아냈다"고 지적했다. 또 이 연구소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은 전 세계적으로 기존 정권에 대한 반발의 하나였다"며 "2025년 세계 민주주의의 다음 시험대는 새로 선출된 지도자들이 어떻게 통치하느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은 끝에서 3번째인 165위로 작년과 같은 순위를 유지했으며 평점도 1.08점으로 동일했다. 북한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국가는 미얀마(0.96점)와 아프가니스탄(0.25점) 등 2개국뿐이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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