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종전 80주년을 맞아 역사 인식과 평화 국가로서의 결의를 담은 담화를 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 등 현지 언론들이 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2015년 전후(戰後) 70주년 담화를 발표한 이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국제 정세가 변했다는 점을 고려해 일본이 벌인 전쟁을 검증한 뒤 새로운 견해를 제시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총리 주변 인사는 "(전후) 80주년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이시바 총리는 이미 지난달 하순 복수의 총리 관저 간부와 함께 전후 80주년 담화에 관한 논의를 시작했다. 이시바 총리는 1995년부터 10년 간격으로 나온 일본 총리의 전후 담화가 각의(국무회의)를 거쳐 패전일인 8월15일이나 그 전날에 발표됐다는 점을 참고해 발표 시점과 형식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담화 내용을 조율하기 위해 전문가 회의를 설치할 가능성도 있다.
교도통신은 이시바 총리가 전후 80주년 담화를 발표할 경우 기본적으로 전후 70주년 담화를 포함한 역대 내각의 담화를 그대로 따르면서 자기 생각도 넣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시바 총리는 전후 80주년 담화 발표 여부에 대해 아직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연립 여당인 공명당은 담화 발표에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집권 자민당 내 보수파들은 아베 전 총리가 전후 70주년 담화에서 다음 세대에 사죄의 숙명을 짊어지게 해서는 안 된다고 언급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앞서 이시바 총리는 오랫동안 당내 비주류로 활동하며 아베 전 총리를 비판해 왔고 역사 인식이 비교적 온건하다고 평가받아 왔다. 아베 전 총리는 전후 70주년 담화에서 "일본은 지난 대전에서의 행동에 대해 거듭 통절한 반성과 진심 어린 사죄의 마음을 표명해 왔다"며 '과거형'으로 사죄하고 사죄 숙명을 후대에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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