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미국의 한 의사가 여성의 입에서 길이가 수 미터에 이르는 긴 촌충이 나오는 영상을 공개하며 덜 익힌 돼지고기를 절대 먹지 말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마취과 전문의 마이로 피구라 박사는 지난달 2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런 사람이 되지 않도록'이라는 글과 함께 짧은 영상을 올렸다. 해당 영상에는 진정제를 맞은 것으로 보이는 한 여성이 입에 보호 기구를 착용한 채 눈을 감고 수술대 위에 누워있는 모습이 담겼다. 의사는 이 여성의 입에서 두꺼운 하얀 실처럼 보이는 물체를 잡아당겨 끊임없이 뽑아낸 뒤 옆에 놓인 수술용 접시에 옮긴다.
알고 보니 이 물체의 정체는 촌충이었다. 피구라 박사는 "덜 익힌 고기를 먹으면 촌충이 생긴다"며 "최대 길이 30피트(약 9m)까지 자랄 수 있으며, 20년 넘게 생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체내에 촌충이 생기면 메스꺼움과 구토를 느끼고 심하면 체중 감소, 영양 결핍까지 발생할 수 있다. 피구라 박사는 "(사람들은) 촌충에 감염되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이 방법을 전혀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돼지고기에는 돼지 촌충(Taenia solium)의 유충 물혹이 있을 수 있어 완전히 익혀 먹지 않으면 인체에 감염될 수 있다. 돼지 촌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날고기를 만진 후 물과 비누로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하고, 덜 익은 고기를 먹어서는 안 된다. 또 돼지고기 외에도 덜 익은 생선과 소고기를 먹을 경우에도 촌충에 감염될 수 있다.
소와 돼지는 모두 촌충을 갖고 있지만, 촌충의 종류가 다르다. 돼지에는 갈고리촌충(유구촌충)이, 소에는 민촌충(무구촌충)이 있다. 소고기에 있는 민촌충은 중심온도가 66℃ 이상이 될 때까지만 가열하면 사멸하지만, 돼지고기의 유구촌충은 77℃ 이상까지 올라가야 죽는다. 더구나 유구촌충은 심한 설사와 구토를 일으키기 때문에 심하면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소고기도 가열하지 않고 그냥 먹으면 기생충에 감염되기 쉬우므로 육회 등 날로 먹는 것은 가급적 지양해야 한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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