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회담이 파행으로 끝난 가운데 영국이 프랑스, 우크라이나와 함께 종전 계획을 수립해 미국과 논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2일(현지시간) BBC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은 프랑스, 1~2개 다른 국가와 함께 종전 계획에 관해 우크라이나와 협력하고 이후 이를 미국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회담에 대해 "불편함을 느꼈다. 아무도 원치 않았던 모습"이라면서도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대응"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한 일은 소매를 걷어 올리고 전화기를 들어 트럼프 대통령, 다음에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하고, 추가 논의를 위해 젤렌스키 대통령을 초청해 따뜻하게 환영하고, 다시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머 총리는 이날 유럽 주요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우크라이나 안보 회의를 주재한다. 그는 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에게 자국 방위와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을 물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럽 내 상당수 국가가 공공재정 부담으로 인해 방위비 증액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스타머 총리는 영국과 프랑스가 종전 후 우크라이나 안보에 ‘의지의 동맹’을 주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 전쟁 당시 미국을 지지한 국가들을 가리켜 사용한 표현이다. 스타머 총리는 "상당히 느린 속도가 될 유럽 모든 국가의 속도에 맞춰 움직이기보다는 당장 의지의 동맹을 얻어야 할 것"이라며 "영국과 프랑스가 이에 대한 가장 진전된 생각을 하고 있기에 마크롱 대통령과 내가 이 계획을 작업 중이고 이를 미국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과 유럽은 우크라이나 종전 이후 미국의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날 스타머 총리는 지난달 27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안보에 대한 안전장치를 제공할 의사가 있다는 데 동의했냐는 질문을 받았지만, 긍정적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스타머 총리는 "지속적인 평화의 요소는 강력한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을 위한 유럽적 요소, 그리고 미국의 안전장치"라며 "이 세 부분이 모두 제자리에 있어야 하며 이를 결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머 총리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특별히 잘못한 것은 없으며, 러시아가 침략국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독재자로 지칭한 뒤 이를 번복하고, 이후 다시 비판한 것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을 신뢰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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