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목재 수입 관련 안보 영향을 조사하라고 지시한 후 목재 가격이 2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3월 인도분 목재 선물 가격은 1000보드피트(bf)당 654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2022년 8월 이후 2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목재 가격이 급등한 데에는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이 목재 수입품에 대한 안보 영향 조사를 지시하면서 관세 부과 수순에 들어갔기 때문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이번 조사를 통해 캐나다, 독일, 브라질 등이 미국 시장에 목재를 지나치게 낮은 가격에 제공해 국가 안보에 피해를 주고 있는지를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목재는 특히 미국과 캐나다 간 무역에서 갈등을 꾸준히 일으켜온 품목이다. 미국은 캐나다 정부가 벌목 비용을 낮게 책정해 자국의 목재 산업을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캐나다산 목재에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목재 무역을 '국가 안보 이슈'로 만들었다며 향후 캐나다 임업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투자은행 TD코웬의 션 스튜어트 연구원은 "그간 캐나다가 목재 산업에서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여전히 무역 장벽에 민감하다"고 진단했다.
그간 미국이 수입해오던 목재를 국내 물량으로 충당하기까지는 추가적인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털 고뱅 포레스트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외국산 수입 목재를 완전히 대체하려면 원목을 가공하는 신규 시설 확충이 필수적이며 이 과정에서 다양한 제약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코로나19 기간 목재 가격이 급등하고 주택 개보수 수요가 증가했을 때 건설된 시설의 경우 완전 가동까지 3년가량이 걸렸다. 목재 가공 시설 관련 인프라 구축까지 고려하면 추가로 몇 년이 더 소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미국 목재 연합 등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를 반기는 모습이다. 목재 가공품 판매업체 스팀슨 럼버의 앤드루 밀러 최고경영자(CEO)는 "무역 상대국의 불공정 관행으로 인한 (자국 기업의) 피해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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