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미국이 예정대로 4일(현지시간) 멕시코와 캐나다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미국과 유럽의 자동차 제조사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월가에서는 "하방이 열려있다"며 추가 하락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전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포드(-2.88%), GM(-4.57%), 크라이슬러 모기업인 스텔란티스(-4.38%) 등 미국 자동차 기업들의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이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1.55%)보다 큰 낙폭으로 시장 수익률에도 못 미쳤다는 의미다.
자본시장 전문 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다니엘 로제카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관세맨(Tariff Man)'의 복귀는 자동차 주가의 추가 하락을 의미한다"며 "관세가 철회되지 않는 한 더 큰 하방 압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북미 공급망과 자동차 산업의 이익률이 낮아질 것으로 봤다. 번스타인에 따르면 관세로 인한 비용 증가분과 공급망 차질로만 연간 400억달러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이는 GM과 포드, 스텔란티스가 작년 벌어들인 영업이익 총액(340억달러)을 훌쩍 웃도는 규모다.
로젠버그 리서치 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북미 자동차 산업이 심각한 침체로 빠져들고 있다"면서 "이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전반에 걸쳐 강한 파급 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향후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차트스마터 창업자인 더글라스 부시 차트 분석전문가는 포드의 주가가 3일 종가 대비 10% 넘게 내린 8.5달러 수준에서 하방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GM의 지지선으로는 45달러를 제시했으며 스텔란티스에 대한 별도의 전망은 제시하지 않았다.
유럽증시에서도 폭스바겐(-4.13%), BMW(-5.89%), 스텔란티스(-10.16%), 콘티넨탈(-11.64%) 등 완성차·부품업체 주가가 폭락했다.
유로스톡스600의 자동차·부품 지수는 5% 넘게 떨어져 2022년 9월 이후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스티펠리서치는 관세 부담을 회사가 모두 떠안을 경우 올해 폭스바겐에 80억유로, 스텐란티스에는 두 배인 160억유로의 매출 타격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영업이익은 폭스바겐이 12%, 스텔란티스는 40%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폭스바겐과 스텔란티스는 유럽 수출업체 중에서 북미향 멕시코산 소형차를 가장 많이 수출하는 업체다.
이에 업계는 트럼프발 관세 폭탄을 피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 멕시코에서 공장 7곳을 운영하는 타이어·부품 공급업체 콘티넨탈은 로이터통신에 "추가 관세를 감당할 수 없다"며 공급망을 최적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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