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미국과 비교해 높은 한국의 관세를 거론하며 불만을 터뜨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알래스카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사업에 투자를 권유하는 한편 백악관에 조선업 관련 부서를 신설하고 세제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연방의사당에서 한 의회 연설에서 "셀 수 없이 많은 국가가 우리가 그들에 부과한 것보다 훨씬 높은 관세를 부과한다. 매우 불공정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는 우리에게 100%보다 높은 자동차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중국은 우리 제품에 평균적으로 우리의 두 배인 관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우리도 그들에게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의 평균 관세는 (미국보다) 4배 높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생각해봐라. 4배나 높다. 우리는 한국을 군사적으로 그리고 아주 많은 다른 방식으로 아주 많이 도와주는데도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 우방이 이렇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대부분 상품을 무관세로 교역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관세를 콕 집어 불공정하다고 지적함에 따라 4월2일 발효 예정인 상호관세에서 미국이 한국에 대한 관세를 올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선업 강화 방안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 조선업 부서를 신설하고, 이 산업을 마땅히 있어야 할 곳인 미국으로 되돌리기 위해 특별 세제 혜택을 제공할 것임을 발표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한때 수많은 배를 만들었지만 지금은 거의 만들지 않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는 매우 빠르게, 그리고 조만간 다시 조선업을 부흥시킬 것이다. 이는 우리의 국가 안보를 더욱 강화하는 데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등 특정 국가를 지목해 언급하지는 않았다.
한국 등이 향후 알래스카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사업에 파트너로 참여하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의 행정부는 알래스카에 세계 최대 규모 중 하나인 거대한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건설하고 있다"며 "일본, 한국, 그리고 다른 나라들이 각각 수조달러씩 투자하면서 우리의 파트너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일은 여태 결코 없었다"며 "그것은 정말 멋진 일이 될 것이다. 모든 것이 진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세계를 상대로 '관세폭탄'을 투하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대미 무역 흑자국 중 하나인 한국은 알래스카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또는 개발 참여 옵션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국 정부는 아직 알래스카 천연가스 개발 사업 참여 여부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발 앞서 이를 대국민 홍보에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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