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주 초 미국 주요 거대기술기업(빅테크) 수장들과 회동할 예정이라고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HP, 인텔, IBM, 퀄컴 최고경영자(CEO) 등은 트럼프 행정부와 회동에 대해 논의했다. 오는 10일 만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와 수출 규정으로 인해 사업에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이다.
HP는 10일 회동 참석을 확인하며 "우리 경영진의 주요 관심사 중 일부는 무역 정책과 미국 제조업이다"라고 밝혔다. 인텔, IBM, 퀄컴은 블룸버그의 논평 요청을 거부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추진하는 관세 및 무역 정책 변화가 컴퓨터 하드웨어 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세 부과는 중국 같은 제조 허브에서 생산 비용을 비싸게 만들고 공급망을 혼란스럽게 할 가능성이 있다. 전자 산업에서 효율성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분업화된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 전망이다.
또 트럼프 행정부는 인공지능(AI) 분야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AI 액션 플랜을 수립하며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기술 기업들은 전 세계에서 AI 데이터 센터를 건설 중인 가운데 여기에 쓰일 첨단 기술 수출에 어떤 제한이 가해질 수 있을지 확인하기를 원한다.
반도체법 폐지 가능성도 이들의 관심사다. 회동 참석 기업으로 거론되는 인텔은 반도체법 최대 수혜 기업이다. 2022년 미 의회에서 초당적 지지를 받아 통과된 반도체법은 미국에 반도체 생산시설을 짓는 기업에 5년간 총 527억달러를 지원하는 내용이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반도체법과 남은 것은 모두 없애야 한다"며 반도체법 폐지를 시사했다. 반도체법 보조금을 주지 않아도 관세를 부과하면 기업들이 미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최근 대만 TSMC의 1000억달러 규모 추가 대미 투자 발표는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힘을 싣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캐나다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한 달간 면제하는 조치를 발표하기 전날 이들 국가에 생산 기지와 공급망을 둔 미국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CEO와 통화하며 이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최신순
추천순
답글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