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차기 독일 총리로 유력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CDU) 대표가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잇따라 방문해 국방 예산을 대폭 늘리는 '자강 안보'를 강조했다.
EU, 나토에 따르면 메르츠 대표는 5∼6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등과 연쇄 회동했다. 메르츠 대표는 CDU가 속한 유럽의회 정치그룹인 유럽국민당(EPP)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브뤼셀을 방문해 나토와 EU 지도부를 만난 것이다.
메르츠 대표는 뤼터 사무총장을 만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서 "독일과 유럽은 지금 당장 방위 역량에 돈을 쏟아부어야 한다(invest massively)"고 적었다.
EU 지도부와의 회동에서도 유럽 안보와 방위 역량에 대해 논의했다며 "우리가 강력해져야만 유럽에 평화가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메르츠 대표는 브뤼셀을 방문하기에 앞서 CDU·기독사회당(CSU) 연합과 사회민주당(SPD)이 지난 4일 군비 확충과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해 전례없는 규모의 특별 기금을 편성하고 부채한도 규정 완화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메르츠 대표로선 연립정부 구성 협상이 마무리되기 전부터 유럽 외교 무대에서 존재감을 과시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독일이 그간 신중한 재정 운용 기조를 고수해왔다는 점에서 유럽은 경제 규모 1위인 독일의 '확 바뀔' 리더십에 반색하고 있다.
칼라스 고위대표는 메르츠 대표를 향해 "독일 국방비를 증액하겠다는 당신의 최근 발표는 우리가 나아갈 길을 선도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독일의 지원은 매우 유용했으며, 함께라면 우리는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고 호평했다.
이와 관련 유럽 대표 싱크탱크 브뤼헐과 킬세계경제연구소도 최근 '미국 없이 유럽을 방어하기' 제목의 보고서에서 유럽 전반적인 국방비 증액을 위해서는 독일의 역할이 특히 중요할 것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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