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올해 1월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폭격에 앞서 기업들이 재고 비축을 위해 선제적으로 수입품 사재기에 나선 결과다.
6일(현지시간) 미 상무부는 올해 1월 무역수지 적자가 1314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사상 최대 규모의 무역 적자다.
무역 적자 규모는 지난해 12월 981억달러에서 한 달 만에 34%나 확대됐다. 시장 전망치(1283억 적자)도 크게 웃돌았다.
수출보다 수입이 큰 폭으로 늘면서 무역 적자가 커졌다. 수출은 1.2% 증가한 2698억달러, 수입은 10% 늘어나 역대 최대인 4012억달러를 기록했다.
'관세맨'을 자처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1월20일 취임을 전후로 기업들이 재고 비축을 위해 선제적으로 수입을 늘린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적자 확대를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탓으로 돌렸다. 그는 이날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세계와의 대규모 무역 적자가 방금 발표됐다"며 "슬리피 조(바이든 전 대통령의 고령·건강 문제를 조롱하는 표현) 덕분이다. 내가 그것을 바꾸겠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상대로 취임과 동시에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폭탄을 던지고 있다. 지난 4일 멕시코, 캐나다에 한 달 유예했던 25% 관세를 발효했다. 이후 하루 뒤인 5일에는 두 국가에서 생산되는 자동차 수입품에 대한 관세 한 달 면제, 이틀 뒤인 이날엔 멕시코산 수입품 대부분에 관세 한 달 유예를 발표했다. 중국산 수입품에는 지난달 4일 10% 추가 관세를 매긴 데 이어 이달 4일 10%를 더 올려 총 20%의 추가 관세를 발효했다. 그는 4월2일 각국의 관세율과 비관세 장벽을 모두 감안해 이에 상응하는 상호관세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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