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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내 차가 부끄럽다"…유럽 이어 호주도 테슬라 판매 72%↓
    입력 2025.03.07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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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에 위치한 테슬라 딜러십 앞에서 일부 주민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연합뉴스

[ 아시아경제 ] "지금은 이 차를 운전하는 것이 부끄럽다."

1년 전부터 남편의 직장을 통해 리스한 모델 Y 차를 타는 시드니 주민 제스는 지난 1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나치 경례를 보고 "정말 차를 없애고 싶었다"고 가디언 호주판에 말했다. 리스 계약을 당장 끝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그는 '일론이 미치기 전에 이 차를 샀다'고 써진 스티커를 사서 차에 붙였다.

극우 정치 세력 지원과 공개 석상에서의 '나치 경례'로 반감을 산 머스크가 이끄는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호주 내 판매량이 거의 4분의 1 토막이 났다. 테슬라는 유럽 등지에서도 판매난에 처했다. 테슬라 충전소와 차량을 겨냥한 것으로 추정되는 방화 사건들도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종종 보고되고 있다.

지난달 호주 내 테슬라 판매량 72% 감소

7일(현지시간) 가디언 호주판에 따르면 지난 달 테슬라의 호주 내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약 72% 줄었다. 테슬라 모델 중 가장 많이 팔리는 보급형 차량인 모델 3의 판매는 81% 급감했다.

이처럼 테슬라 판매가 크게 부진한 요인으로 가격이 더 저렴한 중국 전기차 기업들의 대두, 전반적인 자동차 수요 감소 등이 꼽힌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사실상 2인자로 떠오른 테슬라 창업자 머스크의 비호감 이미지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호주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머스크가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축하 취임 행사에서 행한 나치식 경례에 대한 반감이 적지 않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익명의 테슬라 소유자는 머스크에 화가 나서 얼마 전 중고차 딜러를 찾아가 테슬라 차를 다른 전기차로 바꿨는데, 그날 비슷한 이유로 같은 딜러에게 테슬라 차를 돌려준 고객이 자신까지 3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AFP연합뉴스

또 최근 페이스북의 호주 테슬라 차주 그룹에는 운전 중 다른 운전자에게 테슬라 때문에 놀림을 당했다는 게시물이 여럿 올라왔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한 이용자는 테슬라 차를 몰고 가는 도중 다른 차 운전자가 자신을 향해 손가락으로 이마에 '패배자'(loser)를 조롱하는 뜻의 L자를 그려 보였다고 한탄했다.

머스크는 나치식 경례에 이어 유럽에서 독일대안당(AfD) 등 각국 극우 정당을 공개적으로 지원, 반발을 샀다. 이런 가운데 테슬라의 지난 1월 유럽 판매량은 45% 줄었고 독일에서는 1월 60%, 2월 76% 각각 급감했다.

미·유럽 내 방화 사건도 늘어

테슬라와 관련된 방화 또는 방화 시도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에서는 난 3일 오전 1시 10분께 대형 쇼핑센터 부지에 있는 테슬라 충전소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과 소방국이 출동했다. 뉴욕타임스(NYT)와 NBC 방송, 스카이뉴스 등은 이 사건을 보도하면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일부 미국인들의 반감과 관련된 것일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27일 콜로라도주 지방검찰청은 덴버 북쪽 러브랜드의 테슬라 딜러십 매장에 방화를 시도하고 차량을 파손한 혐의로 42세 여성을 붙잡아 기소했다. 이 용의자는 테슬라 매장 외벽에 스프레이 페인트로 '나치'라는 단어를 쓰고, 인근에 주차돼 있던 테슬라 차량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유럽에서도 테슬라를 대상으로 한 방화 공격이 잇따르고 있다. 난달 24일 독일 베를린 외곽의 테슬라 공장 확장 관련 공사 현장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고, 지난 2일 프랑스 남부 도시 툴루즈에 있는 테슬라 매장에서도 방화로 의심되는 화재가 발생해 테슬라 차량 12대가 불타 전소되거나 일부 파손됐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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