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칠레의 한 공항에서 탑승 시간에 늦어 비행기를 놓친 남성이 활주로로 난입해 항공기를 막아섰다가 경찰에 넘겨졌다.
현지 매체 비오비오칠레 등에 따르면 이 소동은 지난 3일(현지시간) 칠레 남부 로스라고스주 푸에르토몬트의 엘테푸알 공항에서 발생했다.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알려진 이 남성(29)은 당초 콘셉시온행 라탐항공 여객기에 탑승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는 탑승 시간을 놓치는 바람에 여객기에 타지 못했다. 다급해진 남성은 활주로로 뛰어들어 이륙 준비 중이던 비행기 앞을 가로막았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영상을 보면 배낭을 멘 한 승객이 활주로를 가로질러 가더니 비행기를 향해 마구 달려간다. 그는 여객기 앞에 서서 비행기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막아서더니 조종석을 향해 손을 흔들며 뭐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 모습을 본 공항 직원과 보안 요원들은 다급히 남성에게 달려와 이 남성을 활주로 밖으로 끌어냈다. 이후 이 남성은 현지 경찰에 넘겨진 뒤 재판을 받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매체들은 이 남성이 이전에도 절도 및 협박 등 혐의로 체포된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공항은 오는 4월부터 국제선 취항을 앞둔 상황이라 보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호드리고 와인라이흐트 푸에르토몬트 시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을 통해 공항에서 어떤 보안 정책이 취해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비판했다. 칠레 민간 항공국(DGAC) 로스 라고스 지역 본부장 호드리고 우르수아도 "이 사건은 공항 보안 시스템의 취약성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기존 프로토콜을 검토하고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칠레 공항에서는 보안 허점을 드러내는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얼마 전 산티아고 공항에서는 한 아이티 국적 남성이 이민국과 보안 검사를 피해 무단 진입한 뒤 체크인 카운터 구역을 파손하는 등 난동을 피우다 체포됐다. 또 이에 앞서 같은 공항에서는 또 다른 승객이 기내에 두고 내린 휴대전화를 찾겠다며 활주로에 무단 진입한 일도 있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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