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10일(현지시간) 장 초반 급락세다. 관세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경기 침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발언이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안전자산 수요가 확대되면서 국채 금리는 하락세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오전 10시17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43.67포인트(0.8%) 하락한 4만2458.04를 기록 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01.05포인트(1.75%) 내린 5669.1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518.51포인트(2.85%) 떨어진 1만7677.71에 거래되고 있다.
종목별로는 기술주가 급락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대장주인 엔비디아는 3.27% 내림세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4.08%, 미 전기차 업체 테슬라 8.71% 급락 중이다. 경기 방어주인 소비재가 오르면서 유니레버는 2.67% 상승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시적인 경기 침체를 감수하더라도 관세 정책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9일 방영된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경기 침체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그런 일을 예측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우리는 매우 큰일을 하고 있고 이런 일에는 과도기가 있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에 부를 되찾아 오려는 큰일을 하는 중"이라며 "이런 일엔 항상 약간의 시간이 걸리지만 우리에게 더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2일 상호관세 시행 의지도 재확인했다. 같은 날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도 오는 12일 미국으로 들어 오는 모든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25% 관세를 예정대로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백악관의 관세폭격 강행이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투심은 한층 위축되는 흐름이다.
모건스탠리 이트레이드의 크리스 라킨 투자 매니징 디렉터는 "시장에는 항상 여러 세력이 작용하지만 지금 당장은 대부분이 관세에 밀려 뒷전이 되고 있다"며 "무역 정책이 더 명확해질 때까지 트레이더, 투자자들은 지속적인 변동성을 예상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RBC 캐피털 마켓의 로리 칼바시나 미국 주식 전략 책임자는 "약세장 위험이 커졌다"며 "우리는 시장이 연말 5~10%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금은 하락폭이 14~20% 범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주에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재개 시점을 좌우할 수 있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잇달아 공개된다. 오는 12일에는 소매물가인 소비자물가지수(CPI), 13일에는 도매물가인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나온다. 2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 2.9% 올라 전월(3%) 대비 상승률이 완화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달 PPI는 전월 대비 상승률이 0.3%로, 역시 직전월 수치(0.4%)를 하회했을 전망이다. 고물가가 고착화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오는 18~19일 예정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전 발표되는 인플레이션 지표라 특히 이목이 쏠린다.
관세 정책 불확실성에 안전자산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국채 가격은 뛰고 채권 금리는 하락하고 있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9bp(1bp=0.01%포인트) 내린 4.22%,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전일보다 7bp 내린 3.92%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경기 침체로 Fed가 통화완화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도 국채 금리를 끌어내리는 중이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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