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중국 AI(인공지능) 기업 딥시크의 부상을 계기로 전 세계 투자금이 중국으로 몰려드는 가운데, 중국 AI 기업들의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최근 상하이에서 열린 채용박람회에서 AI 분야 대졸자 채용에 많은 기업이 몰린 가운데, 인재 채용을 위해 최고 1000만원에 가까운 월급을 제시한 기업도 있었다고 보도했다. 지난 8일 상하이에서 열린 채용박람회에는 반도체산업과 자동차 제조업 등 약 1000개 기업이 참여해 대졸자와 청년 구직자를 대상으로 일자리 약 2만개를 제시했다. 박람회 주최 측에 따르면 이력서 약 2만 3000건이 접수됐으며, 이 가운데 구직자 6200명은 예비 채용 의향서를 작성했다.
최근 저비용·고효율 AI 모델로 세계적 돌풍을 일으킨 딥시크와 세계적 휴머노이드 로봇 업체로 유명한 유니트리 등 중국의 과학기술 선도 업체들에 힘입어 관련 기업들이 알고리즘과 소프트웨어, 전자, 기계 등 일자리를 제공했다. 일부 AI 관련 기업은 대졸자 초임 월급으로 3만위안(약 600만원)에서 최고 5만위안(약 1000만원)을 제시했다.
중국 중앙TV(CCTV)는 상하이 외에도 베이징과 항저우, 선전 등 다른 대도시에서 열린 채용박람회도 AI 관련 일자리에 초점을 맞췄다고 보도했다. CCTV는 또 온라인 채용플랫폼의 임원을 인용해 올해 AI 관련 직책에 대한 수요가 13% 증가했으며 알고리즘 엔지니어들은 경력이 미미해도 초봉으로 월 3만5000위안(약 700만원)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리창안 중국대외경제무역대학 교수는 "고급 기술 인재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급여도 함께 오르고 있다"며 "특히 중국에서 AI 관련 인재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으로 높은 임금을 제시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중국 인적자원사회보장부가 지난해 소개한 신규 직종에는 생성형 AI 응용 전문가, 지능형 클라우드 네트워크 운영 전문가, 지능형 제조시스템 유지보수 전문가 등 AI와 밀접한 직종들이 다수일 정도로 현재 중국 내에서 첨단 산업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의 AI 관련 산업이 이처럼 성장한 것은 지난 2006년 새로운 산업지도를 그리면서 첨단 기술에 대한 R&D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당시 중국은 16대 국가 중대 과기 전문 프로젝트를 통해 본격적인 기술 전략을 시작했고, 2010년대부터는 '중국제조 2025'를 앞세워 그동안 쌓은 기술 개발의 성과를 산업화로 연결하는 데 주력했다.
중국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R&D 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8.3% 늘어난 4963억달러(약 716조원)로 집계됐다. 내수 침체 등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AI와 양자컴퓨팅, 바이오 기술 등 첨단 분야의 R&D 투자가 많이 늘어났다. 한국의 연간 R&D 투자액인 1075억달러의 4.6배에 달한다. 이 가운데, 저품질의 제품을 저가에 공급한다는 중국 산업에 대한 고정관념도 바뀌고 있다.
중국은 2014년부터 정부 주도의 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을 세우고 국산화·산업화를 추진했다. 현재 중국의 낸드 메모리 기술이 한국 턱밑까지 쫓아왔고, 고집적 메모리, AI 반도체, 전력반도체, 차세대 센싱 등은 한국을 앞섰다는 평가도 일각선 나온다. 특히 중국은 반도체 설계 부문에서 약진했다. 시스템반도체의 경우 한국의 15배 이상인 3500개 반도체 설계(팹리스) 회사가 운영 중이다.
국제고체회로학회에 채택된 중국 연구자의 논문 수 또한 2023년 기준 59건으로 한국 32건, 대만 23건, 일본 10건을 추월했다. 여기에 AI 분야도 중국의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AIPRM 자료를 보면, 지난 2023년 수준으로 각국의 AI 투자가 진행될 경우 2030년 미국과의 기술 격차는 중국이 14년, 한국이 183년으로 나타났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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