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로렌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부 장관이 올해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50대 50으로 예측했다.
11일(현지시간) 서머스 전 장관은 블룸버그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우리는 불확실성 문제를 안고 있고, 그것을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재무장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지낸 인물이다.
서머스 전 장관은 "예상했던 것에 비해 거의 확실하게 (경기가) 둔화할 것이며, 심각하게는 50%에 가까운 확률로 경기 침체가 예상된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제한, 연방 공무원 해고, 관세 정책으로 인한 미국의 경쟁력 손상이 합쳐져 국가 경제 전망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최근 미국 대형 은행들도 올해 경제 전망을 비관적으로 전환하고 있다. JP모건은 침체 확률을 30%에서 40%로 올리고, 골드만삭스는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1.7%로 크게 내렸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1.5%로 낮췄다. 서머스 전 장관은 이에 대해 "어떤 방향으로 수정되기 시작하면 이에 따른 추세가 생긴다"며 "현재 모든 수정이 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일시적인 경기 둔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9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경기 침체를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이를 부인하지 않으며 "과도기가 있다. 우리가 하는 일이 매우 큰일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 발언에 대해 서머스 전 장관은 '전환기'라는 말이 '일시적'이란 말과 매우 비슷하다고 짚으며 2021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인플레이션 상승을 일시적 현상으로 일축한 일을 언급했다. 그는 "이것이 일종의 전환기란 생각은 전혀 먹힐 것 같지 않다"며 현재 관세 정책은 미국 공장에서 사용하는 원자재 비용을 높여서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온다고 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오는 19일 금리 결정을 앞두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이번 달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96%로 예상한다. 서머스 전 장관은 "Fed는 불확실성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해야 한다"며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매우 제한적이란 점도 지적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경제 정책에 대한 기업 불확실성과 사회보장 등에 대한 가계 우려로 경제 성장이 타격을 받는다면 Fed의 금리 인하가 성장을 촉진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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